지난해 6월 6일 성원기 강원대 교수가 중심이 되어 부산 고리핵발전소 앞에서 출발하여 삼척, 속초, 서울. 수원, 예산, 익산 등을 거쳐 11월 10일 전남 영광핵발전소 앞까지 탈핵희망 도보순례를 한 바 있다.
올해 탈핵희망 도보순례단은 지난 4일 영광핵발전소 앞에서 출발하여 목포, 광양, 마산, 창원, 김해 등을 거쳐 3월 1일 다시 부산고리1호기까지 걷는 대장정의 길에 올랐다. 우리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하나, 수명 다한 핵발전소,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를 즉각 폐쇄하라!둘, 부산과 삼척, 영덕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셋, 밀양,청도 송전탑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넷, 방사능방제구역을 확대하고, 현실적인 방제대첵을 마련하라!
24일 창원의 경남도청 앞에서 양은희씨 등 김해지역 주민, 전교조 교사, 대안고등학교 태봉고 교사, 학생 등 10여 명과 함께 불모산을 넘어 김해시에 도착한 순례단은 '김해·양산 환경운동연합준비모임' 초청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김해의 한 시민은 순례단에게 자택을 내주는 등 편의를 제공하기도 하고, 어떤 교사는 식사를 대접하는 등 탈핵운동에 대한 강한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25일에는 김해지역의 아이쿱 생협, 김해교육연대(대표, 고영남 인제대교수), 전교조 교사, 학생 등 30여 명이 걷기 행렬에 함께 하여 부산 강서구청, 낙동강을 거쳐 부산 북구청까지 걸었다. 순례단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사람들은 부산역 앞 민주노총 집회에 참가하여 '탈핵희망 도보 순례'를 널리 알리고 동참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26일에는 비가 오는 가운데 서울 녹색연합에서 내려온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의 집행위원장인 윤기돈씨, 김세영씨 등이 함께 하여 부산시청까지 걸으면서 부산시민들을 대상으로 탈핵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하였다.
27일 부산시청 앞에서는 '탈핵희망 도보 순례단'의 부산 입성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와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의 공동으로 주관하고 '1,609km' 86일간의 대장정의 노고를 위로하기도 하고, '우리가 핵없는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라는 기자회견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구를 하기도 하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순례단 단장을 맡고 있는 성원기 강원대 교수는 다음과 같이 부산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29년 전 폭발한 구 소련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반경 30km 내에는 철조망을 쳐서 사람들이 들어갈 수도 없도록 하고 있는데, 부산고리1호기 반경 30km내에는 부산과 울산 등의 시민들 350만 명이 살고 있다. 만약에 고리1호기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난다면 이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피난도 제대로 갈 수 없고, 서울이라고 안전할 수 없다.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수명이 다한 고리1호기나 월성1호기 등을 폐쇄하고 점차 앞으로 수명이 다 하는 핵발전소들을 폐쇄하여 탈핵사회로 가야한다."
이번 도보 순례에는 밀양 주민 배수철씨가 동참하여 함께 걸으면서 밀양주민들의 송전탑 반대 운동 목소리를 경남과 부산지역 주민들에게 알렸다. 그는 많은 국민들이 밀양 송전탑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탈원전'을 중요 공약으로 내걸고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영춘 예비후보, 탈핵 교육을 강조하는 박영관 부산시교육감 예비후보가 참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