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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아시안게임(9월 19일~10월 4일) 개최에 따른 부족한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장기적으로는 외국관광객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부평관광호텔(부평구 소재)과 호텔 카리스(계양구 소재) 부지의 용도를 2012년 5월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줬다.

이에 따라 부평관광호텔은 객실 40실에서 130실로, 호텔 카리스는 92실에서 180실로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특혜 논란도 있었지만, 계양구와 부평구에 국제행사 개최에 따른 수요를 충족할 변변한 숙박시설이 없기 때문에 용도변경이 나름 타당성이 있어 보이기도 했다. 부평공단 등을 찾는 외국인의 상당수가 경기도 부천시나 서울시 등지로 빠져나가는 실정도 고려됐다고 볼 수 있다.

용도변경까지 해줬는데... 부평관광호텔, 아시안게임 전 개장 불가

문제는 시가 용도변경을 해줬음에도 아시안게임 개막 이전에 호텔 개장이 힘들어 보인다는 데 있다.

부평관광호텔 쪽은 지난해 3월 조건부로 사업계획(기존 건물 철거 후 신축)을 승인받아 12월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멸실 신고를 마쳤다. 하지만 그 이후 신축 공사를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주요 원인은 재정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아시안게임 개막 전 개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멸실 신고 후 2년 이내에 착공하지 않거나 착공 후 5년 이내에 준공하지 않을 경우 해당 사업은 취소된다.

사업이 지연되자 '부평관광호텔 부지의 용도변경을 원래대로 환원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 송영길 인천시장은 "아시안게임 전까지 신축 또는 증축하지 않으면 용도변경을 환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호텔 카리스는 용도변경 후 인근 상가건물(면적 293.7㎡)을 매입해 호텔을 신축하려했지만, 상가건물 가운데 점포 4개를 매입하지 못해 현 호텔 부지에 증축 공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호텔 카리스가 상가건물 매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쟁 상대인 부평관광호텔 실제 소유주인 B씨가 개입해 상가건물 일부 층을 매입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B씨의 친척인 C씨는 호텔 카리스 부지와 함께 상가건물 부지의 용도가 변경되자, 2012년 7월 26일 점포 한 개(49.401㎡)를 6억 8000만 원에 매입했다. 당시 시세가 3.3㎡ 당 1500만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웃돈을 주고 매입한 것이다.

남은 점포 3곳은 3.3㎡당 5000만~6000만원에 매입됐다. 이 중 한 곳은 B씨의 부인이 세입자로 들어와 현재 장사를 하고 있다. 점포주들은 3.3㎡당 7000만 원을 호텔 카리스 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 카리스 쪽은 매매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호텔과 상가가 함께 사용한 토지(공사가 진행 중인 땅)에 대해 공유토지 분할을 지자체에 신청했다. 토지를 분할해야만 공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양구 공유토지분할위원회는 2013년 2월 분할 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부분소유자들은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호텔 쪽의 손을 들어줬다. 부분소유자들은 항소한 상태다.

호텔 카리스, 여러 갈등으로 8월 공사 완료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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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상가 부분소유자인 D씨가 지난 20일 호텔 증축 공사 현장에 45인승 버스를 주차해, 사실상 공사를 방해하고 있다. 해당 버스는 폐차장에서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D씨는 28일 사다리차를 공사 현장에 주차했다.

공사업체와 호텔 카리스는 차량 주인이 D씨인 것을 확인한 뒤 차량 이동을 몇 차례 요구했지만, D씨는 '내 땅에 차를 놓은 것이 무슨 문제냐'며 이동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상가 전용 주차장이 있음에도 공사 현장에 대형 버스를 주차해, 공사업체 관계자 등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호텔 카리스 관계자는 "증축 공사를 위해 100톤 규모의 중장비가 이용되고 있는데, 갑자기 45인승 버스와 사디리차가 나타나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공사업체 관계자는 "8층에서 13층으로 올리는 공사라 타워크레인을 설치해야만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 타워크레인을 세우기 위한 기초 공사를 해야 하는데, 대형 버스 차량과 사다리차를 기초 공사 현장에 갑자기 주차해 더 이상 공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무리 공유 부지라고 하지만, 공사 방해의 목적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호텔 쪽과 공사업체는 D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계양경찰서에 고소할 예정이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 카리스 측은 오는 8월 30일까지는 증축 공사를 완료해 개장할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호텔 카리스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개막에 맞춰 개장하기 위해서는 공정이 빠듯하다. 다른 사업장을 이렇게 망쳐도 되는 것인지, 기본적 상도덕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아시안게임과 관련해 이미 180실을 예약해 놓은 상태인데 어떻게 하냐"고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