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서울 청계광장 촛불집회가 3·1절에도 열렸다. 이번 제목은 '3·1항쟁 계승, 관권 부정선거 규탄, 일본 재무장 및 한일군사협력 반대 촛불집회'로, 34회차다.
시민 400여 명이 모인 이날 집회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3·1절 기념사에서 "과오를 인정하지 못하는 지도자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고 한 발언이 인용됐다. 일본의 우경화를 이끄는 아베 총리를 향한 발언인데,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마치 남의 일 보듯 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되돌린 것이다.
박차옥경 한국여상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아주 오래 전 일이 아니라 바로 지난 대선 때 일부터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며 "국정원의 불법적인 대선개입에 대해 박 대통령이 사과하고 특검을 실시하라고 이렇게 촛불을 계속 들고 있는데 대통령은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대로면 '6·4지방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최소한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부장관,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해임해야 지방선거 공정관리 지시를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일주일간 노숙 단식농성한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특검 도입을 위한 우리 민주당의 싸움이 부족하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이 의원은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국정원을 비롯한 관권을 동원한 부정선거의 진상을 꼭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다 .
야스쿠니신사 방문을 시도했던 '2·8 도쿄원정대'의 강혜진 대장도 이날 연단에 섰는데, 강씨는 "'평화를 원한다'고 쓴 플랜카드를 들고간 우리들을 막고 야스쿠니의 지붕도 못보게 한 일본 경찰의 강경 대응을 보면서 일본의 우경화는 이미 많이 진행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