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했던 동장군의 기세가 올해는 지지부진했던 것 같다. 2013년과 함께 찾아왔던 '세밑 한파'와 한겨울 -20℃ 가까이 떨어졌던 '냉동고 한파' 또한 올해는 나타나지 않았다. 올 겨울 날씨는 '다소 포근한(?) 추위'와 '2월 동해안 폭설'이 키워드였다.
기상청이 이번 겨울철 기간(2013년 12월 1일~2014년 2월 28일)의 기상 특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은 1.5℃로 평년(0.6℃)보다 0.9℃ 높았다. 12월 평균기온은 1.5℃로 평년과 같았다. 하지만 최한월인 1월의 평균기온은 0.5℃로 평년보다 무려 1.5℃ 높았던 가운데 월 최고기온은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높았다. 2월의 평균기온은 2.5℃로 평년보다 1.4℃ 높게 나타났다.
기상청이 내놓은 올겨울 기상 특성은 다음과 같다.
12월 하순에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추운 날이 많았지만 30~31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후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포근한 날이 지속됐다.
1월 하순에는 찬 대륙 고기압의 영향을 받다가 한반도 남쪽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큰 폭으로 올라 기온의 변동 폭이 매우 컸다.
2월에는 베링해 부근의 상층 기압능(氣壓凌·상층일기도의 경우 등압면에서 등고선의 파동이 나타나는데 고위도 지방으로 올라온 부분은 주위보다 기압이 높아 기압능이라 불림)이 발달하면서 대기의 흐름을 저지시켰다.
특히 2월 6~14일, 17~18일에는 우리나라 주변에 북고남저 형태의 기압배치가 형성돼 고위도 지역의 대기 흐름이 정체되면서 동해안지방에 지속적으로 많은 눈을 내리게 했다.
이와 더불어 동풍이 강하게 불면서 동해안 지역은 저온, 그 밖의 지역은 고온현상이 나타났다. 또 2월 하순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맑고 건조한 날이 많았던 가운데 일사로 인해 낮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무려 2.3℃ 높았다.
올 1월은 따뜻한 가운데 공기 또한 건조했다. 1월의 평균 강수량은 10㎜로 평년의 33%에 그치면서 1973년 이후 강수일수와 상대습도 모두 최저 4위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 겨울 강수 및 강설의 특징은 2월 동해안 폭설이었다. 2월에는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지방에 북동기류가 유입되면서 많은 눈이 내렸다. 지난 6일 오후부터 강릉에 내린 눈은 연속 신적설(새로 쌓인 눈) 일수 9일을 기록했다. 실제 지면에 쌓인 눈의 최대 깊이를 뜻하는 최심적설은 110cm에 달했다. 1969년과 같은 기간(9일) 내렸지만, 적설(cm)이 더 많아 45년 만에 1위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한편 동해안 폭설로 인해 2월 상순 강수일수는 4.1일로 1973년 이후 4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2월 강수량이 평년의 50% 정도(동해안 제외)에 그쳤던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