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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전남 목포) 민주당 의원이 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내비치자, 이미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이 반발하며 박 의원의 출마를 경계했다. 박지원 의원의 출마가 현실이 되면, 전남지사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명분 약해진 박지원 "상황 바뀌었다... 최고의 후보 필요"

 4일 박지원 의원이 전남지사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말 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내주까지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4일 박지원 의원이 전남지사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말 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내주까지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 유성호

박 의원은 그동안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 (후보) 지지도를 앞설 경우 출마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기존 민주당 후보가 안철수 신당 후보에 승리하지 못할 상황이 오면 구원등판하겠다는 것이 박 의원의 출마 전제이자 '명분'이었다.

그런데 지난 2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신당 창당에 합의하면서 명분이 사라진 탓에 박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박 의원은 4일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한 행보를 보였다.

4일 박 의원은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전남도청에서 열고 "몇 년씩 전남도지사를 준비한 분들이 있지만 저의 지지도가 높게 나와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중앙정부와 도정에 창조적인 일을 할 최고의 후보가 나오는 것이 도민들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 대표나 대통령 후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남지사로 마지막 정치 열정을 불태우느냐에 대해 이제 말할 때가 됐다"며 "지역의견을 수렴해 출마여부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치는 생물이고 지도자는 잔인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말이 바뀐 게 아니라 상황이 바뀐 것이다"고 말해, 박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이날 <뉴스Y>에 출연해 "내주까지는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낙연·이석형 "해괴한 논리" 발끈... 주승용 "현명한 판단 촉구" 신중

 전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주승용·김영록 민주당 의원과 새정치연합 이석형 예비후보. 김영록 의원을 제외한 3명의 예비후보들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박지원 의원의 전남지사 출마를 경계했다.
전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주승용·김영록 민주당 의원과 새정치연합 이석형 예비후보. 김영록 의원을 제외한 3명의 예비후보들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박지원 의원의 전남지사 출마를 경계했다. ⓒ 이낙연·주승용·김영록·이석형

박 의원의 행보에 이낙연(전남 함평·영광·장성·담양)·주승용(전남 여수시을) 민주당 의원, 이석형(전 함평군수) 새정치연합 쪽 예비후보는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반발했다.

이낙연 의원은 5일 전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괴한 논리로 말을 뒤집는 것은 지도자의 덕목이 아니다"며 "박 의원은 자신의 거듭된 발언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명분이 사라졌으니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박 의원은 중진차출론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며 "하지만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통합하기로 해 중진차출론은 전제 자체를 잃었는데도 해괴한 논리로 (말을) 뒤집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또 "지도자의 말 바꾸기는 정치 불신을 초래하고 국민이 원하는 새 정치가 아니다"라며 "박 의원이 말 바꾸기를 통해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전남도민과 전남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큰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석형 새정치연합 예비후보도 이날 전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의원이 최근 출마 명분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출마설을 흘리는 것에 전남도민들의 짜증이 극한에 달했다"며 "사욕을 앞세우고 노욕을 보인 아름답지 못한 정치행태"라고 비난했다.

이 예비후보는 "전남도민은 민주당의 말잔치와 말정치에 염증을 내고 있다"며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의원들이 '기득권 버리기' 약속으로 제시한 '국회의원 사퇴 공언'에 대해 조속한 약속 이행을 기대한다"고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낙연 의원·이석형 예비후보와는 달리 주승용 의원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주승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명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도지사 출마의사를 밝힌 박 의원은 신뢰의 정치, 약속의 정치를 실천해 온 분으로 야권의 통합을 원하는 민심이 무엇인지 도민의 뜻을 현명하게 판단하여 정치적 결정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행보에 대한 온도차는 예비후보 간 지지 기반 지역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은 여수가 지역구로 전남 동부권의 지지세가 강하고, 이 의원은 지역구인 함평군 등 전남 중서부권에서 강세다. 이석형 예비후보 역시 전 함평군수로 지지 기반이 서부권이다.

서부권인 목포가 지역구인 박 의원이 출마할 경우, 지지 기반이 겹치는 이 의원 등의 지지세가 분살된 가능성이 높다. 반면 동부권 대 서부권 구도로 통합신당 경선이 치러질 경우, 주 의원은 크게 불리할 것이 없다.

한편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지원#전남도지사 선거#이낙연#주승용#이석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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