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5일 강원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원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전 사장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을 사퇴하고, 4일 새누리당에 입당함으로써 6·4지방선거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정 전 사장의 강원도지사 출마 선언에 일부 비판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정 전 사장은 지난해 6월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그런데 도지사 출마를 위해, 겨우 9개월 만에 공사 사장직을 사임함으로써 물의를 빚었다.
정 전 사장은 도지사 출마 선언과 함께 이날 또 한림대 일송아트홀에서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현재까지 새누리당 강원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선 사람으로는 이광준 전 춘천시장과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에 이어, 정 전 사장이 세 번째다. 앞으로 새누리당 내 강원도지사 후보 경선은 이들 세 사람을 중심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정 전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원도지사 후보로 출마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공직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강원도로 돌아와 강원도를 위해 헌신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강원도를 위해) 국가 균형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국가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과 소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이 강원도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출판기념회는 새누리당 강원도당 당직자들을 비롯해 지지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정 전 사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의 눈으로 강원을 보다>라는 제목의 책을 선보였다. 이 책은 정 전 사장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최근 인천공항공사 사장직을 지내면서 겪은 일까지를 담은 것으로, 자서전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정 전 사장은 이 책의 서문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30년 중앙행정과 활력 넘치는 '작은 국가' 인천공항을 경영한 경험을 살려 내 고향 강원도의 잠재된 성장 에너지에 불을 붙여보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정 전 사장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한 지 9개월 만에 사장직을 사임하자, 인천시에서는 정 전 사장이 무책임한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 전 사장이 공직사퇴 시한에 임박해 출마를 결정하면서, '낙하산 인사의 폐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문병호(인천 부평 갑) 국회의원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공항 사장이 9개월 만에 중도 사퇴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또 한 번 보여주는 사례"라며, "정 사장이 (강원도지사) 출마를 위해 임의로 사퇴했다면 박근혜 정부의 인사 검증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사장은 강릉 출신으로 23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 후, 그동안 건설교통부 토지관리과장, 대통령비서실 건설교통 비서관, 국무조정실 농수산건설심의관, 국토해양부 1차관 등을 역임했다. 강원도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후 2011년 잠시 공직을 떠났다가, 2013년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