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희망'으로 뛰어오르고 싶은 날! 사라진 서민경제와 복지정책을 불러내고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살려내기 위해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대구여성대회'에 모인 우리는 자신들의 생명을 다해 폭력과 억압에 굴하지 않았던 전세계의, 한국의, 대구의 수많은 여성들을 기억하며 평등세상, 소통세상, 민주세상 만들겠습니다."3.8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제21차 대구여성대회가 대구경북여성단체 주관으로 6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300여 명의 여성노동자와 여성단체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공연과 당사자발언 등의 행사로 열렸다.
'점프, 뛰어올라 희망을 찾자'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행사를 통해 세계여성의 날의 의미를 알리고 여성들의 권익향상과 인권실현, 여성노동권 보장과 성평등 사회 등에 대한 홍보를 하기도 했다.
대구여성대회에서 김영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지난해 여성대통령이 취임해서 기대를 많이 했으나 시간제 일자리와 알바 일자리만 수만 개 늘었을 뿐 여성들은 여전히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도 '신뢰와 원칙'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명애 장애인지역공동체 대표는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어도 밤중에 잠을 못 자고 화장실을 못 가게 될 까봐 마시지도 못한다. 여성장애인은 19세기를 살고 있다"며 "국가는 항상 참고 기다리라고만 한다. 도대체 언제가지 참아야 하느냐"고 울부짖었다
양숙희 대구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은 "박근혜 정부는 4대악 척결을 외쳤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여성 3명 중 2명은 성폭력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며 "구호만 있고 폭력은 사라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부 들어 윤창중부터 이진한까지 성 범죄에 대해 제대로 처벌조차 하지 않았다"며 "어떻게 성추행 검사가 대구서부지청장으로 임명되어 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성평등 디딤돌상과 걸림돌상 시상식도 있었다. 성평등 디딤돌상은 칠곡경북대병원 비정규직해고철회 투쟁 노동자인 강연주씨와 배기숙씨가 받았다. 이들은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었지만 계약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해고되어 11개월동안 천막농성을 벌이며 투쟁해 지난 4일부터 복직돼 출근했다.
성평등 걸림돌상은 지난해 12월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도 대구서부지청장으로 발령받은 이진한 지청장에게 돌아갔다. 여성단체는 이 상을 이진한 지청장에게 반드시 전달해 여성들의 뜻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구여성대회 선언문을 통해 "2014년 봄, 사회적 약자들의 비극이 더 끔직한 이유는 우리사회가 자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공정하지 못한 자원의 분배와 차별을 일상화하여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서민을 위한 경제를 표방하고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약을 내세워 출범하였지만 지난 1년의 시간들을 오히려 거꾸로 돌려놓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분열을 획책하는 권력의 놀음에 당하지 않겠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대구, 지역의 삶을 사회적 약자가 대우받고 서민의 삶이 우선하는 곳으로 만들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대구백화점에서 한일극장과 2.28공원, 삼덕파출소를 거쳐 대구백화점까지 돌아오는 거리행진을 벌이고 여성의 날을 되새겼다.
한편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8일 오후 4시부터 민주노총 강당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연극 <그녀가 뿔났다>를 공연하고 당사자들의 발언을 통해 여성의 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여성단체 회원들은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여성의 날 기념대회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