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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사제단은 10일 부평1동 성당에서 '부정선거 규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인천교구 시국미사'를 열었다.
인천사제단은 10일 부평1동 성당에서 '부정선거 규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인천교구 시국미사'를 열었다. ⓒ 한만송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를 비롯한 국가 기관의 18대 대통령선거 부정선거 의혹은 출범 1년을 넘은 박근혜 정부에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인천교구 사제들은 작년 8월 수도권 최초로 국가 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과 관련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10일 '부정선거 규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인천교구 시국미사'를 부평1동 성당에서 열었다. 인천 시국미사에는 전국에서 참여한 사제 100여 명을 비롯해 일반 신자와 시민사회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여했다.

시국미사가 개최된 부평1동 성당 주변에는 군복을 착용한 노인 100여 명이 길을 막고 시국미사 반대 규탄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와 노동계 인사들은 성당 입구에서 시국미사를 응원하는 손팻말을 흔들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을 천주교 신자라고 밝힌 60대 노인들이 성당 입구까지 와 "빨갱이 신부 물러가라, 천주교를 분열시키지 말라"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천주교 노동사목이 사전에 성당 앞에 집회 신고서를 제출해 다행히 큰 충돌 없이 시국미사가 시작됐다.

 시국미사에 참여한 인천사제단.
시국미사에 참여한 인천사제단. ⓒ 한만송

조심스럽게 다시 열린 인천시미국미사

이날 시국미사는 김병상 몬시뇰 신부가 주례자로 나섰다. 김 신부는 인천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박정희·전두환 군사 독재 정권 하에서도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을 이끌었던 노 사제다. 이날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국미사에 참여했다.

강론에 나선 황상근 베드로 신부는 "숨죽인 고요는 평화가 아니"라며, "부정선거 규탄의 소리가 줄어들었지만, 가톨릭만이라도 잊지 않기 위해 여러 지방을 돌며 기도하고 있다"고 시국미사 취지를 밝혔다.

이어 "초등학교도 부정선거하면 다시 하는 것이 합당한데, 주인이 국민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대통령 선거에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면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주인을 속이는 것과 같다. 이탈리아에서는 인터넷에 기반 한 정당이 3당으로 급성장하는 등 지난 대선에서 댓글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부정선거를 규탄했다.

또한 "박근혜 정권은 전 정권에서 이뤄졌고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했지만, 부끄럽게 생각하고 국민 앞에서 사과했어야 했다"면서, "관계자를 엄벌하고 국정원을 개혁하지도 못하면서, 수사도 제대로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신부는 "죄가 명백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정치적 판결' 역시 이 땅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차대한 기로에 직면해있는지 분명히 보여 주고 있다"면서, "반성과 사죄는 없고 겁박과 은폐만이 난무하다"고 강론했다.

 인천사제단은 10일 부평1동 성당에서 '부정선거 규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인천교구 시국미사'를 열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하지 못 하는 목소리를 천주교에서 내고 있는 셈이다.
인천사제단은 10일 부평1동 성당에서 '부정선거 규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인천교구 시국미사'를 열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하지 못 하는 목소리를 천주교에서 내고 있는 셈이다. ⓒ 한만송

국정원에 의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고 있어 더 용서 못할 사람이다. 인간성이 무너지고 있다. 다음에도 부정 선거 안 한다는 의지를 못 찾겠다. 국정원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죽이려는 정치 공작을 하려다 적발됐다. 공권력은 공동의 선과 안전성을 추구해야 하는데 악을 저지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독재 정권에 대한 노인층의 절대적 지지에 대해 황 신부는 "독재정권 동안 언론이 통제되어 박정희가 십년 넘게 미화됐기 때문"이라며,"독재 정권은 그렇게 언론을 통제해왔다"고 현재의 언론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은 3·1 독립 만세를 비롯해 4·19, 5·18 민주항쟁 등 부정에 대한 저항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봉헌 미사는 작은 신앙 운동이지만, 작은 물줄기가 바위를 뚫을 수 있다"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시국미사는 윤인중 기독생명연대 목사의 시국미사 지지 발언과 '넬라 판타지아'와 '금관의 예수'의 특송 순으로 진행됐다. 마지막은 '부정선거 규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 선언문' 낭독으로 끝마쳤다.

가톨릭 신자인 김미경씨는 "숨죽인 고요는 평화가 아니라는 시국선언문이 낭독되자 가슴 한 편이 뜨거워졌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의미 있는 시국미사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다"고 미사 참여 소감을 말했다.

이날 시국미사에는 민주당 소속 홍영표(부평을), 윤관석(남동을) 국회의원과 인천시의회 소속 차준택, 강병수 시의원 등이 끝까지 참석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인천 시국미사 현장을 찾아 시국미사 반대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시국미사가 국가분열과 책동을 일삼는 분탕질이라고 주장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인천 시국미사 현장을 찾아 시국미사 반대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시국미사가 국가분열과 책동을 일삼는 분탕질이라고 주장했다. ⓒ 한만송

군복 착용 할아버지들, 규탄집회... "다음 미사는 저지"

이날 경찰은 곳곳에서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사고에 대비했다. '대한민국수호 천주교인모임' 소속 일부 신자들도 참석했지만, 대다수 집회 참석자들은 군복을 착용한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부평1동 성당 진입 도로를 막고, 시국미사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부평1동 성당에서의 시국미사가 마지막이길 바라며, 만일 이 시간 이후 또 다른 지역에서 시국분탕 미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그 때는 오늘 모인 애국 신자와 애국 단체들을 총 동원해 적극 저지 할 것"이라며, "이때 벌어지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사제단이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시국미사#불법 대선 #국가정보원#간첩 조작#정의구현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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