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저를 키워준 어머니입니다. 제주의 변화와 새 시대를 열라고 사랑하는 어머니 제주가 저를 불러주셨습니다."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이 6·4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그는 16일 제주 관덕정 앞 광장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 '제주의 아들, 원희룡'을 강조했다. 자신이 당의 차출요구에 장고를 거듭하다 경선룰이 변경된 뒤에야 출마했다는 당내 일각의 비판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대의원(20%)·책임당원(30%)·국민참여선거인단(30%)·여론조사(20%)'의 기존 경선룰을 제주도에 한해서만 '100% 여론조사 경선'으로 바꿔 치르기로 했다. 이미 제주지사 출사표를 던진 우근민 제주지사 등은 이를 놓고 '원희룡 특혜룰'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정치를 하면서도 제주의 성원으로 성장했고 늘 어머니인 고향에 고마움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라며 "언젠가 고향에서 봉사한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도민들의 부름을 지금, 이렇게 받을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불러 주신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그 부름에 응답하고자 가슴 뛰는 영광을 안고 주저함 없이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
특히, 원 전 의원은 "진정한 변화와 시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우며 제주도를 발판으로 한 '원희룡 대권주자'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출마선언의 제목 역시 "제주를 바꾸고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였다.
먼저 그는 "(제주도민들은) 일제의 강점으로, 4·3으로 파괴된 공동체와 척박한 땅 위에서 피와 눈물과 땀으로 오늘의 제주를 만들어냈다, 가장 아픈 역사인 4·3을 화해와 상생으로 풀어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대한 제주도민과 늘 함께 하며 제주의 길을 열어가는 것은 대통령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계에 도전해 새로움을 창조하는 제주도지사가 대한민국 대통령도 될 수 있다, 제주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마을은 특별한 아픔, 가슴으로 듣고 머리를 맞대겠다"'세대교체론'은 당의 '여론조사 100% 룰' 결정에 경선 불참을 선언한 우근민 제주지사 등을 겨냥한 것이기도 했다. 그는 "다음 선거를 위해 권력을 쓰는 도지사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권력을 나누는 도지사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원 전 의원은 "교체해야 할 것은 제주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제주의 힘을 소모해버리는 낡은 과거의 방식"이라며 "1%의 규모에서 서로 가르고 배척해서는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줄세우기와 편가르기로 멍들고 지쳐 쓰러진 공직사회와 도민을 위로하고 일으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적을 초월해 여야를 뛰어넘는 플러스 정치를 하겠다, 권력을 나눌수록 커진다는 정신으로 도민의 참여와 협치를 실천하겠다"라며 "제주도지사는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제주의 꿈을 현실의 정책수단으로 담아내는 자리다"고 말했다.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 문제도 거론했다. 원 전 의원은 "강정마을은 특별한 아픔"이라며 "강정마을의 자존심과 제주공동체의 의리를 지키는 자세로 가슴으로 듣고 머리를 맞대겠다, 강정주민과 도민의 손을 잡고 앞장서겠다는 제 진정성과 노력의지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원 전 의원은 "제주의 가치는 자연, 문화, 사람에 있다"라며 제주의 강점을 극대화한 발전 공약을 앞세웠다.
그는 "제주의 가치를 높여 인구와 면적, 경제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창조해야 한다"라며 "농수축산, 관광 등 기존사업을 고도화하고 제주인의 문화와 환경을 자본으로 하는 창조적 성장을 통해 제주의 경제규모를 5년 이내에 2배 이상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난개발을 바로잡고 제주 자연의 가치와 어울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편리함과 쾌적함을 갖춰야 한다"라며 "제주의 문화가 세계인의 문화감각과 교류하고 융합하는 문화의 체험장이 되게 해야 한다, 제주의 문예부흥을 일으키겠다"고도 밝혔다.
또한 "강정, 중국관광객, 4·3 이 모든 것들이 우리 공동체에 생채기를 내는 큰 아픔을 줬다"라며 "하나씩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으로는 "제주발전의 효과와 성장의 열매가 제주를 거쳐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도민 속으로 들어오게 하겠다"라며 "개방의 파도 앞에 힘겨워하는 1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미래대비 체계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