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사흘간 일본 시가현 오우미하치망시 히무레하치만구 신사에서 사기초마츠리 축제가 있었습니다. 해마다 마을 사람들은 이때가 되면 한 해의 건강과 행운, 오곡풍년을 기원하면서 자신들이 만든 다시라고 하는 신을 태운 가마를 메고 신사에 모여서 축제를 엽니다.
원래 시가현이나 일본 다른 곳에서 사기초마츠리 축제는 돈도야키라고도 하며 정월 정해진 날에 신사에 모여서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곳저곳에 걸어두었던 꾸미개를 한 곳에 모아서 불로 태우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시가현 오우미하치망시 히무레하치만구 신사 주변 마을에서는 농수산물로 다시라고 하는 신 가마를 만들어 마을 둘레를 돌고 마지막 날 이것을 불로 태우는 것입니다.
시가현 오우미하치망시 히무레하치만구 신사 주변 마을에서 언제부터 이 축제가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마을 사람들에 의하면 430 여 년 전 주변 아츠지성에 오다노부나가가 성주로 있을 때 이 축제를 성대하게 거행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에 그 전후가 아닌가 합니다.
원래 음력 2월 중순 사기초마츠리 축제를 실시했으나 음력이 없어지면서 3월 중순 토요일과 일요일에 주로 행하고 있습니다. 시가현 오우미하치망시 히무레하치만구 신사 주변에서 사기초마츠리 축제에 참가하는 마을은 13 곳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1월 중순부터 12 간지에 가운데 그해 동물 모양의 다시, 신 가마를 만듭니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개성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동물 모양이나 주변 장식을 고려하여 다시를 만듭니다. 거의 두 달에 걸쳐서 다시를 만듭니다. 마을에 따라서 다르지만 시라쿠 마을에서는 97 세대가 협동하여 약 120 만 엔을 들여서 다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올해의 경우 3월 14일 오후 마을 대표가 신사에 모여서 추첨으로 다시의 입장 순서를 정합니다. 다시는 길이가 7, 8 미터에 이르고 30 여 명이 어깨에 메고 움직이기 때문에 마을 둘레를 돌거나 신사에 입장하는 순서와 불에 태우는 순서는 아주 중요합니다. 순서를 정하는 미쿠지 사이 추첨이 끝나면 대표들이 모여서 신사 구지의 주도로 부정을 씻는 의식을 거행합니다.
3월 15일 오후 1시부터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다시라고 하는 신 가마가 자신의 마을을 출발하여 신사에 입장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때 맞세 맞세, 야레 야레 등 소리를 지르면서 이동합니다. 신 가마를 메고 마을 주변을 돌거나 신사에 들어오는 것은 한국의 지신밟기 풍속과 비슷합니다.
지신을 밟아 지신을 즐겁게 하고 그해 풍년과 안전을 기원하는 풍습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합니다. 다시를 메는 일은 원래 남자들이 여장을 하고 했으나 최근 마을 인구가 줄어들고, 나이 많은 세대가 들어나면서 남녀가 모두 같이 참가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시를 메고 이동할 때 네거리 등에서 이웃 마을 다시와 만나면 서로 마시를 맞부딪히면서 겨루기를 합니다. 정면을 마주하여 밀어서 넘어지는 쪽이 집니다. 서로 지지 않기 위해서 위세 좋게 미는 모습은 한국 광주에서 전해지는 차전놀이와 비슷합니다. 다시 맨 앞 위에 지휘자가 타고 소리를 지르면서 힘을 북돋습니다.
15일 각 마을에서 만들어진 다시가 신사에 모였다가 뒤에 자신의 마을로 돌아갔다가 16일 오후부터 마을 사람들은 다시를 메고 마을 주변을 돌거나 다시의 부서진 곳을 수선합니다. 그리고 오후 8시가 되면 정해진 순서대로 다시 다섯 기가 신사 앞마당에 모입니다. 이때에도 마을 사람들은 다시를 메고 맞세 맞세, 야레 야레 등 소리를 지르면서 제자리에서 돌거나 이웃 마을 다시와 겨루기를 하기도 합니다.
신사 앞마당에 다시가 다 모이면 신사 하이덴에서 불씨를 가져다가 다시를 불로 태웁니다. 다시를 불로 태우기 전 다시 중간에 설치한 받침대를 모두 풀어서 해체시킵니다. 이 받침대는 바둑판 모양으로 엮여 있어서 사람들이 다시를 멜 때 이 받침대를 어깨에 메고 옮깁니다.
어두운 밤하늘 높이 다시를 태우는 불길이 솟아오르면 다시를 메고 소리를 지르던 사람들은 다시에 엮여있는 볏짚을 양손에 쥐고 흔들면서 불길 둘레를 돕니다. 그리고 다시가 불에 다 타면 마을 사람들은 신사 본전에 가서 신에게 기원하는 의식을 합니다. 이어서 신사 노무대 앞으로 갑니다.
마을 사람들이 신사 노무대 앞에 모이면 신사 미코 무녀가 가구라 춤을 춥니다. 가구라는 신에게 올리는 춤으로 미코 무녀가 오른손에 방울, 왼손에 부채 모양 종이를 들고 춥니다. 가구라가 끝나면 미코 무녀는 마을 사람들의 복을 기원합니다. 이어서 마을 대표가 마을 사람들에게 축제가 무사히 마친 것을 고마워하고, 다음 해에도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이것으로 사기초마츠리 축제는 모두 끝납니다.
원래 사기초마츠리 축제는 음력 2월 보름, 즉 한 해 농사가 시작되는 때 열립니다. 신 가마를 만들어 불에 때우면서 세상만사가 활활 타오르는 불길처럼 번성하기를 기원하면서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농사가 시작되기 전에 신에게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고 마을 사람들의 단합과 협동을 꾀하는 잔치에서 시작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누리집>오우미하치망 관광협회, http:www.omi8.com, 2014.3.17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