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업은 와우아파트 붕괴사건을 다룬 글로 필화를 입고, 성남시(지금의 광주) 개발 정책을 비판했다는 명목으로 1971년 11월 프랑스로 강제 출국 당했다. 그는 반체제 인사로 분류되어 당시 3개월 남은 여권을 연장할 수도, 귀국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김종업 건축사무소는 세무조사를 받고 엄청난 세금을 내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그는 15년 동안 다져온 기반을 잃고 타국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당시 유엔본부 건축위원이었던 르 코르뷔지에의 도움으로 난민 여권을 발급받아 프랑스에 마무를 수 있게 되었다. - 김중업 박물관에서
김중업 박물관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24일, 안양문화예술재단은 오는 28일 김중업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박물관을 공개했다.
김중업은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로 일본과 프랑스에서 유학했으며, 유럽으로 진출해 프랑수 문화부의 고문건축가를 지냈으며, 미국 하버드 대학 등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김중업은 건축가로 활동하면서 유유산업 안양공장, 주한 프랑스대사관, 제주대학교 본관, 서산부인과 등을 설계·건축했다.
지난 2007년, 안양시는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유유산업 안양공장의 부지를 매입해 유유산업 공장건물을 '김중업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09년 유유산업 부지에서 유물이 출토되면서 계획은 중단되었다. 유유산업 부지에 안양시의 이름이 유래가 된 안양사(安養寺) 유물이 발견된 것.
안양시는 2012년, 논의를 거쳐 김중업박물관 활용방안을 확정하고 2013년부터 공사에 착공해 오는 3월 28일 개관하게 되었다. 소요예산은 353억여 원. 김중업박물관은 김중업관, 안양사지관 등 6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박물관 안에는 경기도 유형문화재인 고려시대 삼측석탑과 보물 4호인 중초사지 당간지주가 있다.
김중업관은 김중업의 건축에 대한 의식과 세계관을 보여주는 상설전시공간이 있으며, 김중업이 만든 도면과 작품사진, 건축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안양사지관은 유유산업이 창고와 공장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원형을 최대한 살려 리모델링 해 안양사 터에서 발굴된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노재천 안양문화재단 대표는 "김중업 박물관이 안양시의 새로운 복합문화예술 공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시민들이 즐겨 찾는 문화와 휴식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양문화재단은 김중업박물관에서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상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정재은 학예연구사는 "아직 김중업에 대한 자료가 미비하지만 앞으로 계속 김중업이라는 걸출한 건축가를 재조명하면서 그의 업적을 알리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부탁했다.
김중업박물관 개관식은 오는 28일 오후 3시, 박물관 옆 공영주차장에서 제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개막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김중업박물관의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