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27일(현지시각) 총회를 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합병을 무효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유엔 이날 총회에서 러시아와의 합병을 가능하게 만든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국의 3월 16일 주민투표 등 우크라이나 영토에 관한 변경 사항을 무효로 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 결의안은 찬성 100, 반대 11, 기권 58로 통과돼 채택됐다.
이번 결의안은 명시적으로 '러시아'를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크림차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행위가 '효력이 없다'고 명기했다. 이는 러시아와 크림자치공화국의 합병을 사실상 반대하는 것과 같다.
결의안을 제안한 우크라이나의 안드레이 데쉬차 외무장관 대행은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의 (합병) 행위는 유엔 헌장에 대한 정면 위반"이라며 "전 세계 압도적 다수 국가가 이번 결의안을 찬성한 것에 매우 만족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의 비탈레이 추르킨 유엔대사는 이날 총회에서 "크림(반도)은 오랫동안 러시아 일부분이었다"라며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와의 합병 투표는 자기 결정권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러시아, 유엔 헌장 정면 위반" vs. "크림 합병투표는 자기결정권 표현"애초 이번 결의안은 193개 회원국 중 압도적 과반수를 얻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날 투표에서는 58개국의 무더기 기권이 있었다. 또한 30개국은 아예 투표에 참가하지도 않았다.
결의안 채택과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유엔 총회의 결의는 유엔 회원국들의 의견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것으로 법적 강제성은 없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어 "미국도 팔레스타인 이슈에 대한 미국 태도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자주 무시했으며, 러시아나 중국도 시리아(사태)에 관한 결의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결의안 표결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기권하고 이란·레바론·이스라엘 등 많은 국가들이 투표에 불참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조 표명이 퇴색됐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