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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훈 한국진돗개연맹 총재가 ‘네눈박이’로 불리는 순수혈통 진돗개와 교감하고 있다.
김세훈 한국진돗개연맹 총재가 ‘네눈박이’로 불리는 순수혈통 진돗개와 교감하고 있다. ⓒ 김세훈

"독일을 대표하는 견종 세퍼트는 이미 벤츠보다 더 큰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일본의 견종 아키라는 혼다자동차를 넘어서고 있다. 앞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진돗개가 국제 애견시장에 진출해 현대나 삼성보다 더 큰 국위선양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내가 진돗개를 사랑하는 이유는 백가지가 넘는다."

한국진돗개연맹 김세훈(47) 총재의 말이다. 그는 전국에서 열리는 내로라하는 진돗개 전람회에서 모두 57차례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우수혈통의 진돗개를 발굴해 기르는 매력에 푹 빠져 있다. 그러다 2012년에는 18년간 천직으로 여기던 경찰관을 사직하고 본격적인 진돗개 혈통보존과 토종개 복원사업에 매달리고 있다.

"진도견의 세계공인등록 바람직한가"

 황구와 백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진돗개 혈통의 유색견 네눈박이 성견.
황구와 백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진돗개 혈통의 유색견 네눈박이 성견. ⓒ 김세훈

"진도견이 일본인에 의해 천연기념물이 되고, 영국인에 의해 세계명견으로 등록됐다. 진돗개 본토인 대한민국에서는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 진돗개가 국제 애견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속사정을 모르는 국민들은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김세훈 총재는 '환영' 이 아닌 '쓴소리'를 매우 강한 어조로 던졌다.

진도견의 세계공인등록을 추진한 멕 카펜더(67)는 세계 최대규모의, 애완견 경연대회인 '크러프츠 도그쇼'를 주관하는 영국 '커넬클럽'의 등록부장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02년 진도에서 순종 '장군'을 직접 데려가 이듬해 '크러프츠도그 쇼'에서 첫 선을 보여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제적인 영향력을 가진 카펜더는 진돗개의 매력에 빠져 2005년 까다롭기로 소문난 '커넬 클럽' 197번째 견종으로 진돗개를 등록시켰다. 이후 2010년부터 진돗개는 세계 각국에서 엄선된 190여 종의 명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진돗개를 국제무대에 선보인 카펜더는 어느새 세계적인 진돗개 전문가로 알려졌고, 더나가 그는 진돗개의 세계공인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김세훈 총재는 "진도견의 고유한 용맹성, 충성심, 청결성 등 독특한 견종특성은 세계시장에서 높은 상품가치를 갖게 될 것이며, 세계공인등록은 진도견의 자체번식과 세계시장에서의 상품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이렇게 되면 '영국 진도견' 또는 '아메리카 진도견'이 국제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결국 우리 고유문화재산인 진도견의 세계공인등록을 대한민국에서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 무수히 많은 새로운 품종으로 상품화돼 정체성을 잃어버릴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김 총재는 정부차원에서 체계적 혈통관리를 우선해야 '진돗개'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도견의 고유한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후죽순 남발되는 혈통서를 강력하게 통제해야 한다"며 "정부차원에서 경쟁력과 공신력을 갖춘 기관이나 법인 등을 통해 엄격한 혈통서 발행과 체계적인 진도견 전람회개최 등 적극적인 우수혈통 발굴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하는 기관을 통해 혈통서 발행을 일원화하면 원산지로서의 위상이 강화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 참 많다"

 진돗개 순수혈통 네눈박이가 최근 애견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진돗개 순수혈통 네눈박이가 최근 애견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 김세훈

 김세훈 총재가 최근 애지중지 기르고 있는 어린 네눈박이들의 호기심이 왕성하다. 한때 네눈박이는 진돗개 순수혈통을 타고났어도 황구와 백구에 밀려 외면을 받아왔다고 한다.
김세훈 총재가 최근 애지중지 기르고 있는 어린 네눈박이들의 호기심이 왕성하다. 한때 네눈박이는 진돗개 순수혈통을 타고났어도 황구와 백구에 밀려 외면을 받아왔다고 한다. ⓒ 김세훈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지만 경찰관 업무가 특히 사명감 없이는 견뎌내기 힘든 직업이다. 그런데 경찰관보다 더 큰 사명감이 필요한 일을 발견했다. 그게 바로 우리의 국견인 진돗개의 우수한 혈통을 발굴해 보존하고 후대에 재산으로 물려주는 사업이다."

김 총재가 이토록 진돗개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의 타고난 성품 탓도 있다. 그는 충남 아산경찰서 수사과에서 단 한 번도 자리를 옮기지 않고 20년간 근무했다. 그러는 동안 장기 미제사건을 비롯해 각종 크고 작은 사건을 해결해 최고 영예인 대통령상과 전국경찰관 수사실적 1위를 네 차례나 차지했다. 또 장관상도 2차례 받는 등 경찰복을 입은 동안 관련 업무에서 만큼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전무후무한 검거기록까지 달성했다.

한 주인만 평생을 모시는 충성심 강한 진돗개와 한 번 목표를 정하면 달성할 때까지 매진하는 김세훈 총재와 성품이 서로 통하는 것은 아닐까.

김세훈 총재는 현재 전국 최초로 출생부터 사육과 훈련, 전람회장과 반려동물 카페까지 갖춘 반려동물 협동조합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시사신문>과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김세훈#진돗개#네눈박이#아산시#한국진돗개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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