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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선포식 무대 오른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몽준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정책안을 발표하고 있다.
비전선포식 무대 오른 정몽준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몽준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정책안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6.4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3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컨벤션홀에서 '33한 서울, 88한 경제' 비전선포식을 열고 첫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서울시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전·친환경·일자리'에 '사다리·일자리·울타리' 등 복지 3축을 연결, '33한 서울'을 만들고 8가지 주제에 따라 분류된 총 64(8x8)개 전략과제를 이행해서 '88한 경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 의원은 "대한민국의 심장인 서울이 언제부터인가 활력을 잃고 잠들었다"라며 "잠자는 서울을 깨우기 위해 '일·복(일자리와 복지)' 터진 시장으로서 제가 할 일을 여러분께 밝히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속살을 드러낸 공약 중 일부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와 상당히 닮아있었다. 정 의원은 서울과 중국 청도·상해 간 뱃길을 완성하는 '서울을 다시 항구도시로'란 공약을 내세웠고 새빛둥둥섬 재활용 및 노들섬 문화예술공간 설치 등을 밝혔다. 오 전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대표적인 토건·전시사업으로 비판받은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여의도에서 청도 오가는 뱃길 열어 서울을 항구도시로"

웃는 정몽준 아래 서있는 지지자들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몽준 의원 비전선포식에서 정 의원 대형 현수막 아래에 지지자들 나란히 서있다.
웃는 정몽준 아래 서있는 지지자들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몽준 의원 비전선포식에서 정 의원 대형 현수막 아래에 지지자들 나란히 서있다. ⓒ 이희훈

정 의원은 이날 연극인 손숙씨, 김승현 전 아나운서와 문답을 나누며 64개 전략과제 중 주요한 과제 몇 가지를 골라 설명했다.

▲ 중견기업·대기업 본사 유치 등을 골자로 한 강북 엔터프라이즈존 지정 ▲ 은평-강북-도봉 북한산벨트 친환경 관광특구 지정 개발 ▲ 공공기관 이전부지 벤처산업단지 조성 ▲ 서울시 유휴부지 신규투자 추진 ▲ 마곡지구 산업단지 개발 등이 서울 개발 청사진으로 제시됐다.

또 ▲ 일자리재단 설립 ▲ 시장 직속 중소기업진흥특위 설치 ▲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존 조성 ▲ 얼리버드 우대 교통요금 체계 추진 ▲ 무한돌봄제도 시행 및 초등학교 돌봄학교 확충 등의 복지·일자리 공약도 제시됐다.

오세훈 전 시장의 정책과 유사한 공약들이 단연 눈에 띄었다. 우선, '활기찬 강북만들기' 주제의 첫 번째 세부과제인 '동부간선도로 일부 지하화'는 오 전 시장 때 추진됐다가 지난 2011년 박원순 시장 취임 후 한 차례 보류됐다가 올해 1월 재개하기로 한 사업이다. 유보 당시 사업비 1조3300억 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토건사업으로 지목된 바 있다.

정 의원은 "'동부간선도로' 중 중랑천 지역은 상습침수구역"이라며 "군자~상계 및 대치~군자 구간을 지하화 한 후 상층부는 수변공원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변공원화 계획 역시 오 전 시장과 꼭 닮았다. 오 전 시장은 2009년 서울 동북권 르네상스를 발표하며 중랑천(4.3km)에 뱃길과 수변문화공간을 조성하려 했다.

'한강 접근성 향상을 위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일부구간 지하화' 역시 오 전 시장이 2008년 발표한 구상 중 하나다. '한강 르네상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강 수변지역에 대한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박원순 시장은 이를 지난해 4월 지역 여건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추진하되, 민간사업 주체만이 아니라 공공도 적극 참여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전 시장의 정책과 가장 닮은 공약은 한강을 '서해뱃길'로 사용하겠다는 점이다. 정 의원은 "상상해보시라, 여의도 마포에서 배를 타고 중국 청도와 상해로 직접 가는 것"이라며 "서울의 뱃길을 열어서 바다와 이어지는 서울, 생각만 해도 시원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또 "작년 중국 관광객 100만 명 이상이 배를 타고 왔다"라며 수요 역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 역시 이를 '서해뱃길사업'으로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지난 2011년 6월 "수요예측을 잘못해 경제적 타당성이 부풀려졌다"라며 사실상 약 4000억 원의 적자 발생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정 의원이 박원순 시장과 '텃밭' 논쟁을 벌였던 노들섬 활용방안도 오 전 시장과 비슷하다. 오 전 시장은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건설하려 했다. 정 의원은 오페라하우스 대신 대형관람차인 '아시아의 횃불'을 설치하고 나머지 공간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채우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 해에 1000만 명인데 '가볼만한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라며 "연 33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런던아이'나 일본에서 계획 중인 '니폰문'과 같은 대형 관람차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시절 사진 내보인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몽준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자신의 어린시절 한강 백사장에서 가족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시절 사진 내보인 정몽준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몽준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자신의 어린시절 한강 백사장에서 가족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 이희훈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어린시절 한강 백사장에서 가족과 찍은 사진을 제시하면서 서울 뚝섬·광나루·여의도·반포 등 한강변에 백사장을 만들어 '서울시 명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역시 오 전 시장 당시 시도됐던 정책이다. 당시 잠실·잠원·뚝섬·여의도·양화·망원 시민공원 일부 구간에 50cm 두께로 모래를 깔아 '비치선탠장'으로 이용토록 했지만 이용객은 적었다. 한강변이 아닌 고수부지에 조성된다가 한강의 조수간만 차나 날씨 등으로 모래들이 휩쓸려가거나 진흙탕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도 지난해 7월 이를 시도하려다 한강의 조수간만 차를 고려 올해로 조성시기를 미루고 장소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이같은 공약 이행에 따른 소요 예산 추정치 등은 밝히지 않았다.

용산사업 재추진 및 재개발 활성화 의지 내비쳐

정 의원은 오 전 시장 때 사업영역을 무리하게 확대하다 좌초한 용산개발 재추진 의사도 재차 확실하게 밝혔다. 그는 "용산 개발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박원순 서울 시장은 다소 한가한 입장이지만 저는 어려운 쪽을 택해서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고 각을 세웠다.

"조례 규제공화국을 확실하게 타파하겠다"라며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신규 주택공급량 절반이 재개발·재건축에서 나온다"라며 "재개발·재건축을 안 하는 건 자유지만 매년 공급되던 주택공급량 절반을 어떻게 만들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택정책은 잘만 하면 서민을 문자 그대로 중산층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라며 "민간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의원의 비전선포식 현장은 마치 대선 출정식 같았다. 컨벤션홀 600석 좌석은 가득 찼고, 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은 서 있거나 맨바닥에 주저 앉았다.

내빈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황우여 당대표와 한기호·유수택·정우택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경선 경쟁자'인 이혜훈 최고위원, 김성태·김을동·류성걸·김기현·권성동·여상규·김태호·이자스민 등 현역 의원 다수가 현장을 찾았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조순 전 서울시장, 김동길 서울대 명예교수 등도 자리했고 배우 김영철·정준호 등 스포츠 문화 예술인들도 모습을 내비쳤다.

정몽준 비전선포식 마지막은 <서울찬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몽준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정몽준 비전 선포식'을 마치며 무대 위에서 조순 전 서울시장등 참석한 주요인사들과 <서울찬가>를 부르고 있다.
정몽준 비전선포식 마지막은 <서울찬가>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몽준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정몽준 비전 선포식'을 마치며 무대 위에서 조순 전 서울시장등 참석한 주요인사들과 <서울찬가>를 부르고 있다. ⓒ 이희훈

시선 돌린 이혜훈 서울시장 후보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몽준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발표를 하는 도중 이혜훈 서울시장예비후보(왼쪽 아래)가 다른 곳을 처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시선 돌린 이혜훈 서울시장 후보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몽준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발표를 하는 도중 이혜훈 서울시장예비후보(왼쪽 아래)가 다른 곳을 처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이희훈



#정몽준#한강르네상스#오세훈#박원순#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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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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