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의 <회오리(VORTEX)> 기자간담회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에서 열렸다.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윤성주)은 핀란드 출신 안무가 테로 사리넨(Tero Saarinen)안무의 <회오리(VORTEX)>를 오는 4월 16일(수)부터 19일(토)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해외 안무가와의 협업은 국립무용단 창단 52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윤성주(국립무용단 예술감독), 테로 사리넨(총안무), 장영규(음악감독, 국악그룹 비빙 대표), 김미애(조안무, 국립무용단), 박혜지(국립무용단), 최진욱(국립무용단), 송설(국립무용단)이 참석했다.
먼저 윤성주 예술감독은 "2012년 부임 이후 국립 레퍼토리 시즌제가 도입됐다. 이번이 두 번째 시즌이다. 첫 번째 해의 모토가 '현재의 직시'였다면 이번 시즌은 '전통의 놀이, 한국 춤, 동시대성'을 모토로 <신들의 만찬>, <묵향> 등의 작품을 무대 위에 올렸다" 고 말했다.
또한 "한국춤은 손놀림, 발놀림, 호흡을 중요시한다. 하늘을 향해 춤을 추는 서양춤에 비해 땅을 중요시하고 하체를 중요시하는 우리춤의 특징을 테로 사리넨이 잘 표현하고 그의 춤 철학이 우리와 가장 잘 맞고 있어서 유럽에서도 유망한 안무가인 그를 초빙하게 됐다. 우리나라 무용수들의 기량이 최고로 발전하는데, 그에 맞는 세계로의 진출이 가능한 작품이 필요해 이번 작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테로 사리넨과의 작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테로 사리넨은 "무용은 말이 필요 없이 그 자체를 보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회오리> 안에서는 영적인 부분, 남녀의 만남, 사람간의 만남, 그리고 전진하고 진보하는 것들을 표현하고 추구하고 지향한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장영규 음악감독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작업은 언제나 신선하다. 음악작업이 라이브라서 아직도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것을 소재로 한 음악과 춤 간의 시너지 효과가 작업과정에서 흥미롭다. 마지막에 탄생될 작품의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안무를 맡은 김미애는 "타로 사리넨이 매우 동양적인 감성을 가져서, 처음 우리 국립무용단과의 작업인데도 그가 낯설지 않았다. 첫 연습 때 그가 "지구에게 인사하라"고 했는데, 그가 굉장히 순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한 부분이 이번 작품의 70분 동안 국립극장 무대에서 오롯이 느껴질 것이다"라고 작업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최진욱은 "이번 작품은 항상 느낌(feel)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작업하기가 힘들다. 그와의 작업은 몸 전체를 '뿌리'라고 생각하고 몸이 꼿꼿이 서 있어야만 한다. 어떤 협업을 했을 때 이런 새로운 방식이 우리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오히려 예전에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계속 해왔던 작품 같은 느낌을 주었고, 그것을 관객들도 느낄 것이다"라고 작업과정의 느낌을 전달했다.
송설(샤먼 역)은 "'샤먼'이라는 주술사 역할을 맡았는데 '덩실덩실'하다고나 할까. 항상 움직여야 하고 굉장히 즉흥성이 강했다. 때문에 무용수 컨티션에 따라 작품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어서, 어떻게 해야 작품을 일관되게 할 수 있을지 연구하게 되는 작품이다"고 작품의 즉흥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무대는 인턴단원이 해외안무가 작품에 발탁되는 이례적인 사례가 발생했다. 2011년부터 해마다 국립무용단 인턴단원으로 꾸준히 활동해 온 박혜지(국립무용단 인턴단원)는 "인턴단원으로서 이렇게 큰 프로젝트에 대선배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되어 무척 설렌다. 워크샵 때 테로 사리넨을 처음 만났다. 작업을 하다 보니 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새로운 작업을 형성한다는 점이 굉장히 멋지고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했다. 테로를 통해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겨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작품에 대한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4년간 한 예술단체의 지속적인 '인턴' 단원이라는 채용방식이 맞는지, 오히려 '기간제' 단원이 맞는 것이 아닌가).
핀란드 안무가로서 어떻게 한국적인 부분을 표현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핀란드는 친환경 국가이면서 동시에 원자력 발전소도 있는 다이내믹한 국가이다. 나는 핀란드와 한국의 전통을 볼 때 동시에 '회오리' 같은 에너지를 느꼈고, 그것을 표현했다. 나는 고대의 아이디어를 갖고 현대의 몸으로 표현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들은 내부의 에너지를 잊고 산다. 이것을 무용가와 안무가가 끌어내어줘야 하는 부분이다. 춤은 말이 필요 없는 어떤 언어다. 협업을 통해 사람들이 무용에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무용을 통해 나에 대한 이해를 넘어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무용의 특별한 점이다"라고 자신의 무용철학과 이번 작업에 대한 전반적인 감회를 말했다.
국립무용단과 사리넨의 이번 <회오리(Vortex)>는 무대미술, 조명, 의상이 총체적으로 무용을 잘 드러내주는 형식이다. 의상은 동식물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부채를 주름의 형태로 만들고, 의상에 마이크를 넣어서 사운드 효과를 얻는 등 여러 요소가 작품을 표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립무용단 <회오리(Vortex)>는 4월 16일부터 1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플레이뉴스에도 함께 송고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하여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