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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장-프랑소와 마이예 샤토루 시장 2001년부터 샤토루시 시장을 맏고 있는 장-프랑소와 마이예(Jean-Francois Mayet) 시장은 13년 전 무료버스 시행을 추진한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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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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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무료버스를 운행 중인 프랑스의 한 도시 샤토루 (Chateauroux)를 찾았다. 파리에서 남쪽으로 265km에 위치한 인구 7만4000명의 중소도시인 샤토루는 파리에서 기차로 2시간 거리이다.
21세기이지만, 여전히 중세기 모습을 가지고 있는 도시 샤토루. 월요일 오전이어서 그런지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아 한적했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역 앞에서 마주친 시내버스를 제외하곤 버스도 눈에 많이 띄지 않았다.
사진도 찍고 비디오 촬영도 하며 시내를 한 바퀴 돌았다. 레스토랑 대부분이 문을 닫는 월요일이라, 시청 바로 옆에 붙은 브라스리(음식점)는 만원이었다. 늦은 점심을 챙겨 먹고 오후 3시쯤 시장을 만나기 위해 시청으로 갔다.
2001년부터 샤토루시 시장을 맏고 있는 장-프랑소와 마이예(Jean-Francois Mayet) 시장은 13년 전 무료버스 시행을 추진한 장본인이다.
"버스 운영 적자 매우려 무상버스 시행"- 2001년 어떤 상황에서 무료버스 운영을 추진하게 되었나요? "당시 우리 도시 버스 운영은 경제적으로 한참 적자였습니다. 버스 이용객 수가 연간 시민당 22.5% 였는데, 이는 다른 도시의 버스 이용률(44%)에 반도 안 되는 수치였습니다. 버스 승차비로 들어오는 금액이 버스 전체 운영비의 14%(40만 유로)에 해당했는데, 이 돈은 당시 티켓 판매원과 검사원 3명의 연봉과 비슷한 금액이었습니다. 결국 무료버스를 운영하게 되면 이 비용이 삭감되니, 경제적으로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거죠."
- 대부분 적자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요금 인상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오히려 반대로 무료버스를 생각하신 거네요. "버스요금을 인상하면 이용객 숫자가 더욱 낮아지리라고 여겼기 때문이죠. 나의 제1 목적은 시내버스 이용률을 활성화하자는데 있었거든요. 우리 도시는 노령 인구가 많은데(60세 이상이 35% 차지), 이들이 집 안에서 혼자 고립되어 사는 대신 시내로 나오게 하는 방법으로 무료버스를 생각한 거죠."
- 당시 시장 후보 입장에서 무료버스 공약을 내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정책 덕에 당선된 건가요? "이 정책 하나만으로 당선된 건 아니지만 이 정책이 중요한 정책 중 하나였죠."
- 이곳 버스는 공영인가요? "아뇨, 사립이에요. 우리 도시는 오래 전부터 버스 운영을 사기업에 맡기고 있죠. 대신 버스 구입 건만은 시에서 관리하고 버스는 시 소속으로 되어있어요."
- 당시에 무료버스 공약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었나요. "반대하던 사회당에선 무료버스가 경범죄와 재물 파괴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는 했답니다."
- 실제론 어땠나요? 경범죄가 증가했나요? "그렇지도 않아요. 오히려 버스 이용객 수가 늘어나게 되니까, 전처럼 젊은 친구들 몇몇이 소리를 지르는 등의 사례가 사라져서 노인 승객들의 불안감을 없애주었다고 봐야죠."
무료버스 시행한 지 1년 만에 이용객 2배 증가
- 아까 얘기하신 3명의 직원을 줄이면서 재원을 아낀 것 외에 또 다른 재원은 없었나요. "9인 이상의 종업원을 두고 있는 회사에게 할당되는 교통세를 2002년에 0.55%에서 0.6%로 인상함으로써 일부 재원이 가감되었어요. 나중에 버스 운영비가 증가했을 때에는 시와 지방자치 단체가 부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 버스 무료 운영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당연히 호의적이었죠. 무료 버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버스 이용객의 숫자가 2배나 늘어났고 지금은 3배 증가한 게 그 증거죠."
- 시장님도 버스를 이용하나요? "아뇨. 난 승용차에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찍부터 차를 이용해서 습관적으로 계속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 프랑스의 다른 대도시에서도 무료버스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요? "만약 우리 도시도 다른 대도시처럼 버스 티켓 운영비용이 전체 비용의 30~40%에 해당한다면 훨씬 많은 재원을 충당해 와야 한단 얘기가 되니, 아마 망설였을 것 같아요."
- 지금 한국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한 후보가 1200만 명이 사는 경기도의 사립 버스 운영을 무료로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는데요. 조언 한 마디 해주시죠. "한국의 버스 운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라 대답하기가 좀 힘드네요. 무료 버스 공약을 내놓은 사람이 그냥 내놓지는 않았을 거고, 아마도 해결책도 갖고 있지 않을까요? 자동차 공해를 줄이기 위해 버스 운영을 활성화 하자는 건지, 주민들의 이동률을 확대하자는 건지 등의 목표에 따라 알맞은 선택이 나오겠죠."
무료버스 단점도... "운전사에 대한 예의 안 지켜"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를 끝내고 나왔다. 시청 버스 정거장에서 한 노인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로 가냐고 했더니 '그냥 심심해서 아무 버스나 타고 한 바퀴 돌고온다'고 했다. 15개 라인으로 이뤄져 있는 샤토루 시내버스는 15개의 이웃 마을을 연결하고 이들 버스가 달리는 전체 면적은 500km에 해당한다.
여성 승객(65%)과 노인 승객(7%)이 주 이용자이고 평일에는 21%의 샐러리맨이 이용하는데 대부분 노동자층이다. 이외에도 장애인들을 위한 전용버스 3대가 마련돼 있다. 장애인들은 필요할 경우 전화로 버스를 집 앞까지 불러 원하는 곳에 데려다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시장과 시민들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았지만, 버스 운전기사들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버스 운전 경력 20년의 피에르(50)씨는 "무료 버스화 이후 승객들이 운전사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라며 "이전에는 승차 시 봉주르라고 인사하던 승객들이 인사도 하지 않고 승하차 장소가 아닌 곳에서 승하차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버스 탑승 뒤 한 정거장 가서 내리는 등 무료버스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무료 버스화 이후 생긴 탈시민 정신을 고치려면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요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피에르씨의 말에도 어느 정도 공감이 갔지만, 아무래도 시민 입장에서 무료 대중교통 이용 제도는 매력적인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프랑스 전역에 심한 공해가 발생해 파리시에서 4일간 대중교통을 무료화 한 적이 있다. 그때 무료 지하철을 마음껏 타면서 느꼈던 자유스러웠던 감정이 지금도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