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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초미세먼지가 가장 짙었던 지난 2월 말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86㎍/㎥까지 치솟았다. 이후 며칠간 계속되면서 국내 미세먼지가 관측 이래 최장기간 지속되는 모습까지 보였다.

지난 달 전국에 봄비가 온 뒤 황사까지 찾아오면서 미세먼지 농도는 더욱 올라가 대기환경이 악화됐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 속에 먼지, 꽃가루, 매연 등 기체가 아닌 것들이 같이 섞여 있다. 이러한 기체가 아닌 모든 물질들을 입자상 물질이라고 하며 바로 이것들이 미세먼지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 속에 먼지, 꽃가루, 매연 등 기체가 아닌 것들이 같이 섞여 있다. 이러한 기체가 아닌 모든 물질들을 입자상 물질이라고 하며 바로 이것들이 미세먼지다. ⓒ 온케이웨더

이런 가운데 미세먼지의 지속 여부, 배출원, 대응책 등을 알아보기 위해 대기환경학회 초미세먼지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시립대 김신도 환경공학과 교수(61)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에 이달 상순까지 강한 황사가 예상되면서 대기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기 중 황사와 미세먼지는 피할 수 없는 존재며 시야를 탁하게 하고 인체에 유해한 건 둘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떤 게 황사이고 미세먼지인지 구분이 잘 안 돼 헷갈린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황사는 몽골로부터 흙먼지가 올라와 우리나라를 지나 미국까지 이동한다, 보통 Yellow Sand 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고비사막과 내몽골 고원 등에서 저기압의 영향으로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바람이 몰려들어 먼지가 붕 뜬다, 이것이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지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배연기·숯불구이 등 연소 때 나온 화학적 성분 안 좋아"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운동을 하고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될 때는 장시간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엔 되도록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운동을 하고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될 때는 장시간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엔 되도록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 온케이웨더

반면 미세먼지는 황사와 차이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 속에 산소, 질소, 탄산가스, 아황산가스, 오존 등 여러 가지 물질이 있다. 이러한 기체상의 물질들과 함께 먼지, 꽃가루, 매연 등 기체가 아닌 것들도 공기 속에 같이 섞여 있는 것이다. 기체가 아닌 모든 물질들을 입자상 물질이라고 하며 바로 이것들이 미세먼지다. 이 중 우리 몸속에 들어올 수 있는 건 호흡성 분진이라고 해서 10㎛ 이하여야 한다. 이것이 현재 미세먼지라고 불리는 PM10이다. 하지만 PM10은 가래 등으로 쉽게 밖으로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몸 속 폐까지 침투하려면 2.5㎛ 보다 작아야 한다. 이것이 초미세먼지 PM2.5다."

이어 그는 "미세먼지를 형성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질산·황산염·암모늄·카본·담배연기 등 주로 연소 과정에서 나온 화학적 성분들과 소금·흙먼지·타이어·석탄가루 등이 부서져서 생성된 물리적 성분들로 나뉜다"며 "물리적 성분들은 자연적인 것으로 보고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지만 인위적으로 생성되는 화학적 성분들은 실질적으로 우리 호흡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유난히 미세먼지와 황사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연초부터 곳곳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연이어 발효되고, 황사까지 겹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미세먼지와 황사는 비단 요번 겨울만의 얘기가 아니다.

김 교수는 "옛날부터 황사와 미세먼지는 쭉 있었다, 최근 기후변화로 저기압이 발달하다 보니 미세먼지 영향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 뿐"이라며 "한마디로 황사는 중국에서 날아 온 먼지이며 미세먼지는 늘 우리와 함께 있던 작은 크기의 먼지다"라고 정리했다. 

또 그는 "황사가 아무리 들어와도 우리 몸속에 크게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오히려 각종 연소연기들이 심각한 피해를 끼친다"며 "황사는 좋은 점도 가지고 있다. 산성 토양을 중화시키고 국내 토양에 좋은 비료가 될 수도 있어 꼭 나쁜 물질만은 아니다"고 역설했다. 

"'중국발 미세먼지' 용어 사용 자제 바람직"

황사는 동아시아 대륙을 중심으로 대부분 몽골과 중국 접경의 사막에서 온다. 국내 주요 황사발원지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즘 흔히 미세먼지의 원인과 관련해 '중국발' 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모든 미세먼지의 영향이 중국 때문만은 아니므로 '중국발'이라는 용어 사용에 자제가 필요하다. 편서풍의 영향으로 영향이 미미하긴 해도 저 멀리 유럽에서부터도 온다. 나머지 국내 배출원도 한 몫 한다"며 "물론 요즘 같이 황사가 왔을 때 중국의 영향이 약 70%로 늘어나지만 황사는 보통 1년에 5∼6번 국내에 오며 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럴 때 중국 탓을 할수록 협조할 기회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지 않아야 서로 대기질에 관한 명확한 수치나 원인이 담긴 자료 등을 공유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협력관계를 다져서 같이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무심기에 2000억, 앞으로 5년 간 미세먼지 개선을 위해 430조를 투입하는 등 중국도 나름의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중국도 중동에서 날아오는 흙먼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오롯이 '중국발'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재삼 강조했다.

미세먼지 국내 배출원에 대해 김 교수는 "먼저 중국의 영향이 약 40%로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국내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며 "자동차 영향을 20%∼25%로 본다. 자동차 매연은 국내 영향으로 보는 것이 옳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음 20%가 버닝(burning)인데 주로 노천 소각, 쓰레기 소각, 가정에서 끓여먹는 것, 숯불구이(직화구이) 등 각종 연소에서 발생하는 연기가 생각보다 영향을 많이 준다"며 "나머지 5∼10% 등은 건설현장과 도로 등에서 오는 흙먼지, 원인을 찾지 못한 기타의 이유들"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수립 '투자'와 그로 인한 '이득' 균형 맞아야"

 김 교수는 대기질 정책 수립 과정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쓸 수 있는 투자액 측면에서 균형이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대기질 정책 수립 과정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쓸 수 있는 투자액 측면에서 균형이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온케이웨더

서울시는 4월 한 달동안 황사 특별대응체제를 가동하고, 베이징과 '미세먼지 공동대응' 합의문을 체결하는 등 대책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 외에도 황사특보 해제 후 기존에 물청소를 실시했던 도로는 물론 지하철역사, 버스정류장, 교량 등 교통관련 시설에도 집중적으로 물청소를 하는 등 '2014 황사 특별대책'을 발표하고 4월 말까지 24시간 대응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픈된 자리에서 관련 전문가들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만들어 진행하는 것이 향후 대기질 개선에 더욱 도움이 된다. 시민들이 스스로 실천 가능한, 적재적소에 알맞게 쓸 수 있는 정책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득과 대기질 개선을 위해 쓸 수 있는 투자액 측면에서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투입금액과 비교해 합당한 효과를 보는 효율적인 정책들이 개발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쟁구도도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재 정책에 대한 평가나 수정·보완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성공할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국내 미세먼지 대응체계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모니터링 예보제·경보제 확대 등 예측 분야에 너무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실질적인 미세먼지 감축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불안감만 조성하는 꼴"이라며 "모델링은 그저 대기오염에 관한 워킹(working) 중 한 부분 일뿐이다. 차라리 미세먼지가 농도가 심한 날 황사마스크 등을 무료로 지급하는 방법 등이 더욱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환경 공무원들의 임기가 너무 짧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통 1년을 주기로 바뀌는 일이 많으며 짧으면 6개월 만에도 바뀐다, 이러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책임감도 없게 된다"며 "관련 지식을 다 알기도 전에 바뀌다 보니 서로 공유할 부분이 적어지고 정책논의가 탁상공론이 돼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또 "이제 공무원뿐만 아니라 대기환경학회처럼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학회들도 나서서 정책 제안을 해야 한다"며 "국가에서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의견들에 귀를 열고 들을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균형 있는 대응책을 세우려면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의견들을 말하고 조율해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전문성을 가진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앞장서서 국익과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보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신정아(jungah63@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미세먼지#김신도교수#인터뷰#대기환경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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