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스승의 날을 맞아 추진 중인 제1회 '전국선생님노래자랑'(아래 노래자랑)에서 본선에 진출한 교사에게 교육부장관상을 수여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교사 직무와 관련 없는 노래대회에 교육 분야 최고 수준인 장관상을 수여한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 교사들은 "황당한 일"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일 <오마이뉴스> 취재에 따르면 교육부는 스승의 날을 기념해 KBS,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함께 노래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3일부터 참가자 접수가 시작돼 오는 10일까지 진행된다. 예심은 오는 13일에 열리며 본선은 20일 서울교대 운동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본선은 오는 5월 11일 KBS1TV를 통해 방송된다.
참가 자격은 유치원, 초·중·고교와 대학 소속 전·현직 교사다. 또 교사 개인을 비롯해 교사와 제자, 교사와 가족 등 교사가 포함되면 팀을 이뤄서도 참가 가능하다. 참가 부문은 팝송을 제외한 모든 가요와 국악이다.
문제는 이 대회 본선 진출 교사에게 교육부장관상을 주기로 한 것이다. 교육 분야 최고 수준인 교육부장관상을 노래 실력으로 평가해 수상하는 게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직무 능력과 관련해서는 엄격한 심사를 거치지만 이번 상은 노래 한 곡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장관상은 인사 기록에 기재돼 승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육부가 교사에게 교육부장관상을 수여한 사례는 직무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교육부는 영어과 교실수업개선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를 통해 교사 11명에게 교육부장관상을 수여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2013년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상(大賞)' 수상식에서 정재규 부산 교동초등학교 교장과 김정인 광주 평동중학교 교장에게 교육부장관상을 수여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평가받아 상을 받은 것이다.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직무와 관련없이 교육감상을 수여하기도 한다. 교육감이 주관하는 축구, 배구, 테니스 등 체육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 등 순위에 따라 교육감상을 준다. 하지만 문제가 된 '전국선생님노래자랑'은 본선에만 진출해도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게 된다.
일선 교사 "노래 한 곡으로 장관상? 황당하다"이에 대해 일선 교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영선 경인고교 교사는 "노래대회에 장관상을 주는 것은 상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들을 격려하겠다는 목적과 장관상 수상은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사는 "일반적으로 교육부장관상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진행되는데, 노래 한 곡으로 평가받는 건 황당한 일"이라며 "연구 실적과 능력으로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선생님들이 이 소식을 알게 되면 분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현수 인명여고 교사는 "스승의 날을 기념한다면, 교사들에게 진정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며 "장관상을 통해 전시적으로 교사들의 관심을 끌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부장관상이 일회성 행사에 수여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사기진작 효과는 거의 없고 교사들에게 거부감만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 교원복지연수과 관계자는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부장관이 본선에 진출한 교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수여한다"며 "수상에 따른 승진이나 상금 등의 혜택이 없는 영예로운 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스승의 날을 맞아 연구 실적이 우수한 교원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상을 수상하고 있다, 노래대회는 다양한 분야 중 하나"라며 "KBS 심사에 따라 수상자 숫자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