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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빠레브 전경.
호텔 빠레브 전경. ⓒ 홈페이지

최근 개관한 호텔이 지역주민 편익시설 제공을 목표로 사우나 시설 공급용 지하수 개발허가를 받았지만 사실상 주민 이용을 배제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련)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민 이용 배제에 대해) 더욱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주도가 개선을 권고했지만 주민 이용은 생색내기일 뿐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월 서귀포시 신시가지에 문을 연 특1급 관광호텔 '호텔 빠레브'는 3868㎡ 부지에 객실 204실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수영장과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신규 지하수 관정 개발허가였다.

환경련에 따르면 "호텔 빠레브는 서귀포시 신시가지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광역상수도를 통해 원하는 양의 물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었으나 지난해 6월 신규 지하수 개발 사업을 목적으로 제주도에 개발허가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지난해 4월부터 지하수관리조례에 대해 새롭게 개정된 사항이 적용되었기 때문이었다. 기존 조례에 의하면 '필요수량 전량을 공공급수시설로부터 공급이 가능한 경우'에는 지하수 개발허가가 제한되었다. 단지, 제주도지사가 직접 개발하여 원수를 공급해주는 방식만 가능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개정된 조례에는 기존 공공급수시설로부터 공급이 가능한 경우에 지하수 개발을 제한한다는 규정이 삭제되었다. 호텔 빠레브는 개정된 조례를 근거로 한 첫 신청업체였고, 지금까지도 허가를 받은 유일한 사업자다.

환경련은 "당시 호텔 빠레브는 심의회의에 참석해 서귀포시 신시가지 지역은 목욕탕, 사우나 시설이 없어 지역주민들이 서귀포 시내에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며 "사업자가 제출한 지하수 영향조사의 사업목적에도 '주민편익시설을 제공하고자 사우나시설(온탕, 냉탕, 목욕 풀, 샤워, 피트니스) 조성을 호텔사업과 병행해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환경련은 "지하수 관리위원회는 지역주민의 불편이 실제 발생하고 있고, 사업자가 이 문제의 해결을 중심으로 지하수 이용계획을 제시한 점을 들어 1일 220톤 규모의 지하수 관정을 개발하고, 1일 취수계획량을 136톤으로 사용하는 계획을 통과시켜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지난 1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호텔 빠레브는 지하수 개발 허가 당시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며 "호텔 빠레브의 사우나시설 영업방식은 지역주민 편의시설은커녕 아예 주민의 이용자체를 차단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비판했다.

이용대상을 투숙객과 멤버십 회원만으로 한정시켰고 회원 가입비도 주민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 수준으로 년 140만 원(6개월 75만 원, 3개월 40만 원)의 회비를 납부해야 했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상수도 대신 지하수 개발을 허가해 달라고 할 때와는 전혀 다른 입장이었다고 환경련은 지적했다.

환경련은 "수영장을 제외한 사우나 시설에 한해 개방을 하며 1회 이용요금만 1만 6000원이고 어린이도 성인과 동일한 요금을 적용했다"며 "이는 도내 사우나시설 요금과 비교해도 비쌀 뿐만 아니라 호텔 빠레브의 멤버십 회원가보다도 4배 더 비싼 가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환경련은 "이러한 호텔 빠레브의 행태는 공공의 자산인 제주 지하수를 사적 이윤추구만을 위해 사유화하려는 부도덕한 행위이며, 명백한 지하수 개발 허가조건 위반"이라며 '합리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지하수 개발 허가 취소의 수순으로 가는 것이 지하수의 공공적 이용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련은 끝으로 "호텔 빠레브는 이러한 최악의 상황으로 가기 전에 지역주민 및 제주도와 약속한 사항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 제주의 지하수는 사익을 위한 생산수단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유되어야 하는 공공재임을 인식하기 바란다"며 "저렴한 지하수 원수를 이용하고 있는 만큼 지역주민들의 편익시설로 이용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개방조치를 취해 나가야 한다"고 호텔 빠레브 측에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서귀포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호텔#빠레브#서귀포신문#서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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