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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8일 오후 4시 3분]

지난 3일 <KBS>그리고 7일과 8일 <문화일보>·<서울신문>·<중앙일보>·<조선일보>는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지난해 무인 타격기로 청와대 공격을 예고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1면과 사설에 실었다.

지난해 북한의 인터넷 선전매체인 '우리 민족끼리'에 소개된 청와대 공격 시나리오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 매체는 산을 끼고 있는 청와대와 수도방위사령부는 다른 무기로는 어렵지만 무인 타격기로는 2분 40초 만에 청와대에 도달해 자유로이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청와대는 북악산, 인왕산 때문에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미사일로는 공격이 어렵지만, 무인 타격기는 산을 돌아서 공격할 수가 있다는 겁니다.(북한, 뭘 노렸나?…청와대 경호 비상 - 3일 <KBS>)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지난해 5월 21, 22일 2차례에 걸쳐 연재한 '북 무인타격기의 청와대 타격 가능성' 글은 충격적이다. 최근 파주 무인기는 청와대 무인기 타격을 위한 예행연습으로 볼 수 있는 예고편 성격이었다. 우리민족끼리는 문제의 글에서 "지난해 3월 20일 군사훈련에서 김 제1위원장이 무인 타격기들의 비행항로와 시간을 적 대상물들이 도사리고 있는 남반부 상공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목표타격 능력을 검열해 보았는데 그 어떤 대상물들도 초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 확증돼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가 북악산 남쪽 턱밑에 자리하고 있어서 북이 장거리포와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북한이 무인타격기를 동원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는 주장을 폈다. (거듭된 北위협도 '흘려듣기'… 軍, 다 뚫리고 나서야 '허둥' -<문화일보> 7일자)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해 5월 21~22일 "청와대에 대한 미사일과 포탄 공격은 불가능하지만 무인타격기를 동원하면 인왕산을 돌아서 청와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朴대통령 "방공망 문제"… 軍 문책 시사 - <서울신문> 8일자)

지난해 5월 대남선전 매체 '우리 민족끼리'는 청와대와 수도방위사령부에 대한 무인타격기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안보를 등산객·심마니에게 의지해서야 - <중앙일보>8일자)

북한은 작년 5월 21일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게재한 '북 무인 타격기의 청와대 타격 가능성'이란 제목의 글에서 '북이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이 아니라 무인 타격기의 형식을 빌려 남측을 공격하려는 것은 지형지물을 활용한 엄폐 효과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북악산 남쪽 턱밑에 자리하고 있어서 장거리포나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폭격은 불가능하지만 무인 타격기를 동원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고 했다.(北, 1년 전부터 "무인기로 靑 타격" 公言 - <조선일보>8일자)

 <조선일보>8일자 지면에 실린 <北, 1년 전부터 "무인기로 靑 타격" 公言> 기사
<조선일보>8일자 지면에 실린 <北, 1년 전부터 "무인기로 靑 타격" 公言> 기사 ⓒ <조선일보> PDF

이 기사들 모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지난해 5월 21일과 22일 게재한 '북 무인 타격기의 청와대 타격 가능성'제목의 글이 근거였다.

그런데 제목이 이상하다. 북한이 주체로서 '무인기로 청와대 타격'을 공언한 것이라면 왜 제목에 '조선'이나 '인민군'이 아니라 '북'이라는 표현이 들어갈까.

<우리민족끼리>의 '북 무인 타격기의 청와대 타격 가능성' 글 원문을 확인한 결과 이 글은 북한의 주장이 아니라  국내 통일전문 인터넷 매체 <통일뉴스>의 지난해 5월 18일자 기사였다(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연재물 '북한의 군사무기 (1)- 북한 무인타격기의 청와대 타격 가능성').

"남조선의 인터네트에 무인 타격기에 대한 글이 실렸다"

<우리민족끼리>는 글 서두부터 "남조선의 인터네트에 우리 인민군대의 무인타격기에 대한 글이 실렸다. 글을 련재로 소개한다"고 밝혀놨다.

'북한'을 '북'으로, '한반도 정세'를 '조선반도 정세'로, '연합군'을 '련합군'으로 바꾸는 등 자신들이 꺼려하는 표현들을 일부 교체했을 뿐  <통일뉴스>의 글 전문을 상당 부분 그대로 전재했다.

곽 상임위원은 서두 '필자 주'에 "한국사회는 북한의 군사력에 대해 커다란 견해차가 있고 이것이 정부의 현실적인 대북정책 수립을 막고 있습니다 … 이제라도 북한의 군사력을 제대로 짚어보고 현실적인 대북 접근법을 모색해야 합니다"라고 연재 취지를 밝힌 뒤 "부족한 능력이지만, 정세의 필요에 의해 연재를 결심하였습니다. 필자의 논지에 부족점이 있다면 지적해 주십시오. 진지한 마음으로 지적사항을 반영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우리민족끼리>글에는 '부족한~반영하겠습니다'는 대목은 빠져 있다.)

그는 <연합뉴스>·<아시아경제>·<뉴스1> 등의 관련 기사를 인용하면서 북한의 군사무기들을 소개한 뒤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무인타격기를 동원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청와대에 대한 미사일과 포탄공격은 불가능하지만, 무인타격기를 동원할 경우 인왕산을 에돌아 청와대를 공격할 수 있으며 관악산을 에돌아 수도방위사령부를 공격할 수 있다."

"물론 한국정부는 청와대의 세부구조나 위치를 보안으로 하고 있겠지만 미국은 구글어스를 통해 미군 대상시설을 제외하고는 한국 정부 기관 위치를 여과없이 공개하고있다. 북한이 청와대 집무실의 좌표를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청와대 폭격가능성 대책 시급... 청와대 지킬 수 있다는 확신 심어줘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 ⓒ 국방부

그러면서 "당장 청와대, 수도방위사령부에 대한 북한의 폭격 가능성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고 한 데 이어 "이제 군은 북한의 무인타격기들이 토마호크 미사일처럼 저공비행을 통해 레이더 요격을 극복하려 할 경우에도 3분이란 시간 안에 북한의 공격을 막고 청와대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며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면서 글을 마쳤다(<우리민족끼리>에는 앞 대목은 실렸고 뒷대목은 빠져 있다).

결국 북한의 군사 능력을 '경시'하는 태도에서 탈피해 북한의 군사력을 제대로 짚어보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국내 언론의 글이, 북한이 한 주장이라고 둔갑된 것이다. 설령 북한이 무인기로 청와대 타격을 계획했다 할지라도 적어도 남한 인사가 쓴 이 글이 그런 주장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북한 무인기로 청와대 타격 예고'라고 보도한 언론 어느 곳도 '남조선의 인터네트에 실린 글을 련재한다'는 내용을 소개하지 않았다. 결국 누군가의 전언만 들은 채 원문을 확인하지 않았거나, 원문을 확인하고도 고의적으로 왜곡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민족끼리#무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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