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한전)가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4곳 움막농성장을 철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철거시도 중단'과 함께 '대화와 중재'를 요구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 밀양송전탑반대주민법률지원단은 14일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장동마을 움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민들이 철탑 공사 현장 부지의 움막농성 현장은 4곳으로, 밀양 단장면 용회마을 101번,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부북면 위양리 127번, 부북면 평밭마을 129번 철탑 현장이다.
한전은 13~14일까지 주민들한테 움막을 자진 철거하도록 했다. 주민들은 움막을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한전은 강제철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은 한전에 대해 "법적 근거 없는 위법한 강제철거 시도를 중단할 것"을, 경찰에 대해 "더 이상 한전의 행동대원 노릇을 중단하고 강제철거에 임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정부와 한전은 대화와 중재로서 마지막까지 합의하지 않고 투쟁하는 주민들의 외침에 응답하라"고 호소했다.
대책위와 법률지원단은 "움막은 송전탑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직접 건축하여 숙식을 해결하는 건축물로서, 한국전력이 움막을 철거하기 위해서는 밀양시에 행정대집행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움막에 거주하는 주민의 퇴거 및 움막 철거 소송을 제기하여 판결을 받아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전은 법적 근거 없이 위법한 철거를 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은 한전의 퇴거요구에 조금도 응할 생각이 없고, 우리는 비폭력 직접행동으로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그렇게 호소하고 투쟁하였지만, 한전이 단 한번이라도 주민들의 절절한 외침에 응한 적이 있었던가? 하다못해 철탑 위치를 단 1m라도 변경해 준 적이 있었던가?"라며 "이제는 농성움막까지 뜯어내고 주민들을 강제로 진압하려 하는데, 주민들은 너무나 억울하고 분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