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도·감청과 정보수집을 위한 기밀 프로그램을 폭로한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영국 가디언이 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15일(한국시각) 올해 선정결과를 발표하며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워싱턴포스트와 가디언의 공동 수상으로 결정했다. 수상 기사를 쓴 기자는 워싱턴포스트의 바튼 겔먼과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등 3명이다.
워싱턴포스트는 NSA의 온라인 감시 프로그램 '프리즘'을 폭로했고, 가디언은 NSA의 무차별적인 전화통화 수집을 파헤쳤다. 이는 모두 전 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넘겨준 수천 건의 기밀문서를 토대로 이뤄졌다.
선정위원회는 "워싱턴포스트는 권위 있고 통찰력 있는 보도로 대중이 국가안보의 프레임을 더 넓게 이해하도록 도왔고, 가디언은 안보와 사생활을 놓고 정부와 대중이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을 촉발하는 공격적인 보도를 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유산 50만 달러를 기금으로 1917년 창설된 퓰리처상은 언론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되면서 '기자들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스노든 "기자들, 수많은 압력에 시달렸다"러시아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스노든은 "이번 수상은 정부에 대한 대중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주는 보상"이라며 "거대한 위협에 맞서 취재하고 보도한 그들의 노력에 빚을 졌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스노든은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자료 폐기를 강요받고, 테러방지법까지 적용받는 등 수많은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고 지적하며 "그들의 노력으로 미래가 더 밝아졌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지난해 4월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 사건과 범인 검거 과정을 세밀하게 보도한 보스턴글로브가 속보 부문을 수상했고, 뉴욕타임스는 속보사진과 기획사진 부문을 수상했다.
뉴욕타임스의 타일러 힉스 기자는 케냐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 사진으로 속보 부문을 수상했고 조시 헤이너 기자는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로 두 다리를 잃은 남자를 사진으로 보도해 기획 부문 상을 받았다.
광산 노동자의 정부혜택을 조작한 변호사, 의사들의 부당 이득을 폭로한 공공청렴센터(CPI)의 크리스 햄비 기자가 탐사보도 부문, 미국 식료품 복지제도 '푸드스탬프'를 분석한 워싱턴포스트의 엘리 사슬로 기자가 해설보도 부문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