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경선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진흙탕 싸움'에 "해당행위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가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인 정몽준 의원의 '백지신탁' 문제를 제기하며 시작된 '네거티브전'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정 의원 측은 김 전 총리 측의 '백지신탁' 문제 제기에 김 전 총리의 '병역 면제' 의혹으로 맞불을 놓은 상태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허술한 당의 경선관리가 이 같은 사태를 낳고 있다면서 당 지도부의 '행동'을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16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두 후보 간 경쟁이) 진흙탕을 넘어서 막장으로 치닫고 있어 양식 있는 시민들과 본선 승리를 갈망하는 애국당원들의 걱정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라며 "대를 이어 당에 충성한 당원으로서, 지역구 공천마저 포기하고 당의 승리를 위해 매진했던 당원으로서 이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4월 30일 이후 본선까지 한 달 밖에 시간이 없다"라며 "금도를 넘어 자멸로 나아가는 두 후보를 보면 지금 본선경쟁력을 높이는 게 아니라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두 후보 모두 이성을 되찾고 정정당당한 정책대결의 장으로 복귀하시기 바란다"라며 당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두 후보의 이런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당이 리더십을 발휘해서 즉각 나서야 한다"라며 "두 후보에게 엘로우 카드를 줘야 한다, 레드카드도 불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사태를 빨리 정리해야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이 왜 도대체 이 사태를 방치하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 (2007년 대선경선 당시) 당이 친이(친이명박)과 친박(친박근혜)로 나뉘어져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지는 바람에 7~8년이 지나도록 그 후유증에 지금도 당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그런 식으로 하나 되지 못하는 불행한 사태를 만들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7년 대선경선 땐 (최종후보 선출 뒤) 본선까지 5개월이란 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달 밖에 시간이 없다"라며 "물리적으로 상처를 치유할 수 없는 기간"이라고 덧붙였다.
"대를 이어 당원 했는데 이런 경선 수십 년 동안 처음 봐"17일로 연기된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2차 TV토론의 '원인' 역시 당의 안일한 경선관리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바로 내일로 다가온 TV토론 자체가 몇 시에 하는지도 결정 안 되고 있는데 이는 당의 리더십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갖게 하는 것"이라며 "만 24시간도 안 남은 상황에서 토론주제가 뭔지, 어떤 방식으로 토론할 것인지 아무 것도 알려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대를 이어 당원이라고 하는데 당이 이렇게 (경선관리를) 하는 건 수십 년 동안 처음 본다"라며 "방송사가 준비 안 돼 17일로 토론회가 연기됐다는 건 '핑계'를 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2차 TV토론을 16일에 하겠다고 발표한지가 10일 전인데 그동안 방송사 접촉 등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현재 캠프의견도 수용되지 않고 있다, 다년간 선거토론을 진행한 분을 사회자로 선정해달라고 했는데 선거토론 경험이 없는 공천위원을 사회자로 확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