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색출' '미개발언' 등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새누리당의 실언이 거듭되고 있다. 이번에는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대구 북구갑)이 실종자 가족을 선동꾼으로 모는 발언을 자신의 SNS로 전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며 공무원들 뺨 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던 이들, 학부모 요청으로 실종자 명찰 이름표를 착용하기로 하자 잠적해버린 이들, 누구일까요"라며 "뭘 노리고 이딴 짓을 하는 걸까요"라고 글을 올렸다.
특히 권 의원은 "유가족들에게 명찰을 나눠주려고 하자, 그거 못하게 막으려고 유가족인 척 하면서 선동하는 여자"라며 관련 동영상을 링크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위 동영상의 여자가 밀양송전탑 반대시위에도 똑같이 있네요, 세월호 탑승 희생자의 유가족인 동시에 송전탑 시위 관계자가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라며 밀양송전탑 반대 기자회견 사진을 링크했다.
권 의원은 "현장에 혼란과 불신, 극한 대립을 일으키는 전문 선동꾼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인지"라며 "지인의 글을 보고 퍼왔습니다,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는 이 와중에도 이를 이용하는 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온라인에 도는 터무니없는 비방과 악의적인 루머도 잘 판단해야겠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권 의원이 퍼온 글은 허위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권 의원이 정체를 의심한 동영상 당사자가 실제 '실종자 가족'이었고, 그가 링크했던 밀양송전탑 반대 기자회견 사진은 조작된 것이었다.
권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로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글을 삭제하고 자신의 페이스북·트위터 계정을 모두 폐쇄했다. 그는 "잠시 퍼온 글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다만, 권 의원은 "저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 생각을 얘기하고 친구 여러분의 조언도 듣고 싶어 페이스북을 시작했다"라며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여기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좋은 의견을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공간이 너무 삭막하게 느껴진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당분간 문을 닫으려 한다, 권XX(밀양송전탑 반대 기자회견 사진 당사자)씨가 경찰에 진정서를 넣었다니 경찰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탈퇴는 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22일 권 의원을 포함해 해당 글을 퍼나른 1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악성 유언비어는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두 번 울리는 일"이라며 "(세월호 침몰사고에 관한) 거짓말과 유언비어의 진원지를 끝까지 추적해서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