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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26일 1·4·5면에서 뉴욕·파리 특파원까지 동원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진 전시회 등을 다뤘다. 이 신문이 23일부터 유 전 회장 수사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두고, 정부 비판 여론을 '물타기'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조선> 26일치 5면을 갈무리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26일 1·4·5면에서 뉴욕·파리 특파원까지 동원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진 전시회 등을 다뤘다. 이 신문이 23일부터 유 전 회장 수사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두고, 정부 비판 여론을 '물타기'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조선> 26일치 5면을 갈무리한 것이다. ⓒ <조선일보>

<조선일보> 4월 26일치 1면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고통 받고 있는 진도와 안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6일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이후 <조선> 1면에서 진도와 안산 소식이 빠진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대신 한미정상회담을 다룬 기사와 함께 인천에서 쓴 기사가 1면을 채웠다.

바로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내주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소환한다는 내용이었다. <조선>은 지난 22일 검찰이 유병언 전 회장을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이후 이날까지 유 전 회장 수사 상황을 여러 면에 걸쳐 주요하게 다뤘다. 그에 비례해 정부 비판 기사 비중은 줄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역시 검찰의 유 전 회장 수사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이들 신문은 유 전 회장이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구원파 관련 기사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이를 두고 보수언론이 과도하게 유 전 회장을 다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정부 비판 여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물타기'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수사당국을 총동원해 유 전 회장 비리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금융감독원·국세청·관세청까지 나섰다. 물타기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한 24일에는 해양수산부의 위기대응 매뉴얼에 대형선박 사고가 발생할 때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을 개발하라'는 내용이 담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 유병언 전 회장 수사에 속도... 조중동은 받아쓰고

유병언 전 회장의 이름이 보수 언론에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지난 23일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신문 1면 머리기사로 "유병언 전 회장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횡령, 배임, 탈세, 국외재산 도피 등 6가지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신문 3면에서 유 전 회장 일가 수사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조선>은 24일치 신문에서 유 전 회장 수사를 다룬 소식을 더 늘렸다. '검찰이 유병언 일가 계열사 등 17곳을 압수수색했다'는 내용을 1면에 실은 데 이어 3·4면을 유 전 회장 일가 비리 의혹 기사로 채웠다. 이 신문은 25일에도 1면 머리기사와 함께 3·4면에서 유 전 회장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26일에도 1·4·5면에서 뉴욕·파리 특파원까지 동원해 유 전 회장의 사진 전시회 등을 다뤘다. 반면, 정부의 대처를 비판한 기사는 신문 뒤쪽으로 밀려났다.

이 신문은 온라인에서도 유 전 회장 관련 내용을 많이 다뤘다. 22일부터 26일 동안 <조선>의 인터넷 판인 '조선닷컴'과 '스포츠조선닷컴'에서 내놓은 유 전 회장 관련 기사는 154개에 달했다. 구원파 연예인들을 다룬 기사가 눈에 띄었다. 그동안 구원파는 포털 사이트에서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이용화 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 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크라운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대양 사건과 무관하고 선사 직원 극히 일부가 교단 교인이라고 밝혔다.
이용화 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 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크라운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대양 사건과 무관하고 선사 직원 극히 일부가 교단 교인이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중앙>은 22일부터 유 전 회장 관련 기사를 냈다. 이날치 신문 1면 머리기사로 "검찰이 유병언 전 회장의 재산 2400억 원을 추적하고 있다"는 내용을 썼다. 이 신문의 23일치 1~3면은 구원파 기사로 채워졌다. 1면 머리기사로 "유병언 일가가 거느린 계열사 대표 상당수가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핵심 신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한 <한국녹색회가 청송 땅 살 때, 유병언 재정적 도움>(2면), <토요일마다 신도 1000명 모여 예배>(3면) 기사처럼 구원파에 집중했다. <중앙>은 24일에도 관련 내용을 1·3·4·5면에서 집중적으로 다뤘다. 역시 <보현산에 여의도 3배 땅… "구원파 왕국 만들려 했다">(3면)와 <"구원 받은 뒤에는 죄지어도 죄 안 돼" 주장>(4면) 등 구원파 관련 기사로 도배됐다. 

<동아> 역시 23일부터 26일까지 1면 머리기사를 유 전 회장 기사로 채웠다. 23일치 신문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유 전 회장에 20년째 항로 독점권을 보장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4일부터 26일까지는 검찰과 금융당국의 유 전 회장 수사 상황을 1면 머리기사에 배치했다.

온라인에서는 '과도한 유 전 회장 보도=물타기' 비판

보수언론이 유 전 회장 수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을 두고 온라인 공간에서는 물타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swgw****'는 "유병언 (전) 회장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봐도 유 (전) 회장이 저지른 일들은 어마어마해 보입니다"면서 "문제는 유 (전) 회장에게 시선이 쏠리는 사이 정부의 책임론이 잦아들 수 있다는 겁니다, 정부와 정권은 '유체이탈 책임회피'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kyu***)는 "행정부 최고 수반인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져야 할 헌법·도덕적 책임과 청해진해운을 소유한 두 아들의 아버지인 유병언 (전 회장)이 져야 할 법적·도덕적 책임 중 무엇이 더 클까요?"라고 꼬집었다.

알려왔습니다
위 기사 내용과 관련해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추정자산 2400억의 상당 부분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의 영농조합 소유의 부동산"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과도한 유병언 회장 수사 보도=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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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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