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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이 돌 그냥 간단히 사진만 찍었다. 우리 애들은 돌잔치를 한번도 해준 적이 없다. 그래서 후회된다. 이렇게라도 간소하게 행사를 했지만 너무 미안하다.
콩콩이 돌그냥 간단히 사진만 찍었다. 우리 애들은 돌잔치를 한번도 해준 적이 없다. 그래서 후회된다. 이렇게라도 간소하게 행사를 했지만 너무 미안하다. ⓒ 문운주

세월호 사고로 모든 국민이 비통해 하고 있다. 지난 19일, 콩콩이 돌이다. 식구끼리 간소하게 보내기로 했다. 그냥 생략할까 망설이다가 평생 한 번 있는 날이고 나중에 후회가 될 것 같아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초여름처럼 날씨가 무덥다. 기후의 변화만큼이나 삶의 방식이 바뀌었다. 철저히 개인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세상. 그러나 조금 희망은 있다. 우리는 어려움을 같이 나누는 전통적 미풍양속을 갖고 있는 민족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 모두가 슬픔에 잠겨 있다. 어디를 가나 자신의 아이가 희생된 것처럼 슬퍼하고 비통해 한다. 술도 마시는 것을 억재하고 여행도 자제한다. 인천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다가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어린 학생들.

이 엄청난 재앙에 온 국민이 슬퍼하고 있다.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다. 기도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죄송한 마음이다. 그러나 온 국민이 한 마음이 되었다. 무능한 어른이어서 미안하다.

손녀를 양육하면서 느낀 피붙이의 정이 얼마나 깊은 줄을 알기에, 까만 눈동자가 영롱하게 빛나는 초롱초롱함을 알기에 그 슬픔은 더하다. 비통한 심정을 어떻게 위로해 드려야 할까. 아프다. 가슴이 아파서 차마 뭐라 말을 할 수가 없다. 무슨 말을 하든, 어떻게 위로를 하든 그분들에게는 상처일 수밖에 없다.

콩콩이가 태어나기까지의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두 번이나 실패하고 산모도 생명이 위험한 과정을 거쳐서 어렵게 태어났다. 엄마는 그 귀한 생명을 조건 없이 사랑한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맹목적이다. 너무 지나칠 정도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기에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자매 모처럼 만났다. 멀리 떨어져 있으니 고작 일년에 3~4 번 정도 만난다.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청정해역을 가는 것처럼 신선한 즐거움을 느낀다.
자매모처럼 만났다. 멀리 떨어져 있으니 고작 일년에 3~4 번 정도 만난다.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청정해역을 가는 것처럼 신선한 즐거움을 느낀다. ⓒ 문운주

손녀(아들 네) 콩콩이 돌을 축하하러 서울에서 내려왔다. 아이들의 눈동자를 보면 너무나 총총하다. 할아버지 곁에 있어준 것 만으로도 고마울 뿐이다.
손녀(아들 네)콩콩이 돌을 축하하러 서울에서 내려왔다. 아이들의 눈동자를 보면 너무나 총총하다. 할아버지 곁에 있어준 것 만으로도 고마울 뿐이다. ⓒ 문운주

돌잔치는 간소하게 하되 사진은 남기기로 했다. 젊었을 때 아이들 돌을 챙겨주지 못한 것이 늘 후회가 된 탓이다. 온 나라가 슬픔에 젖어 있는데, 비록 집안 행사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다. 애들 가족 등 십여 명이 모였다. 서울에서 내려온 사돈까지.

생일 축하노래, 케이크 절단, 기념 촬영이 전부다. 태어나 줘서 고마운 콩콩이. 우리에게 와줘서 더욱 고마운 콩콩이. 그리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자라줘서 너무나 고맙다. 비록 돌잔치는 성대히 치루지 못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이번 사고가 얼마나 우리의 큰 아픔이었다는 것을 콩콩이는 이해할 것이다.

콩콩이의 미소 해맑게 웃는 모습에서 인간은 본다. 늘 저런 못습이었으면 싶다. 온갖 풍파에 시달려도 티없이 웃는 그런 인간의 모습이 너무나도 그립다
콩콩이의 미소해맑게 웃는 모습에서 인간은 본다. 늘 저런 못습이었으면 싶다. 온갖 풍파에 시달려도 티없이 웃는 그런 인간의 모습이 너무나도 그립다 ⓒ 문운주

콩콩이 언니 콩이가 입던 한복을 입혔다. 성인이 되어 보면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아 사진을 많이 남긴다.
콩콩이언니 콩이가 입던 한복을 입혔다. 성인이 되어 보면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아 사진을 많이 남긴다. ⓒ 문운주

콩콩이가 웃었다. 해맑은 웃음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웃는 세상을 꿈꾼다. 그리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면서 티없이 자라게 할 수는 있는 세상, 사고가 없는 세상, 아이들이 우선인 세상을 만들어야 할 어른들의 책임을 느낀다.

무능한 어른이어서 미안하다.


#콩콩이#육아일기#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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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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