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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 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밖에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조화를 포함한 조화들이 이름표가 떼인 채 놓여있다.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 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밖에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조화를 포함한 조화들이 이름표가 떼인 채 놓여있다. ⓒ 권우성

[기사 보강 : 29일 오후 1시 17분]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 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문을 연 화랑 유원지 합동 분향소에 일반인 조문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8시 45분경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 차림에 왼쪽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았다. 

박 대통령은 국화꽃 한 송이를 받아들고 왼쪽 제단부터 영정과 위패를 둘러 본 후 헌화 및 분향, 묵념을 하고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또 조의록에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박 대통령의 조문 과정을 지켜본 유가족들은 정부의 무능에 울분을 토해냈다. 한 남성은 "대통령이 왔으면 가족들을 만나야 할 거 아니냐"며 소리쳤고 한 여성은 "(희생자 모두) 대통령님 자식들"이라고 울부짖었다. 박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후 유가족들을 만났다.

한 유족은 "우리 딸과 (사고 당일) 9시 48분까지 통화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웃더라"면서 "(대통령이) 현장에 끝까지 있으셨어야죠, 그거 아니예요? 지금 바다에 있는 아이들도 대통령이 내려가서 직접 지휘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유족은 "선장을 집어넣고 하는 건 아무 것도 아니다. 저희가 원하는 건 해수부부터 정말 이렇게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고..."라고 말했다. 또 "해경 관계자들을 엄중 문책해 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피해자 권오천 군의 형은 "바라는 거 하나도 없다. 보상 그런 거 다 필요없다"면서 "다만 아직 남아있는 아이들, 차후에 더 이상 거짓이 방송되지 않도록 그것만 부탁드리겠다"고 요청했다.

유가족들은 합동분향소 설치 과정상의 혼선에 대해서도 강하게 항의했다. 한 남성은 "(각 분향소에서) 받아준다, 안 받아준다, 말이 안되는 거예요. 유골함을 가지고 집에서 하룻밤을 잤다"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곁에 있던 여성 유족은 "집에 가서 하룻밤을 재웠대요. 아이 데리고 가서 안치할 곳이 없어서, 이게 말이 되요"라고 반문하면서 함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가 있는데 거기서 그동안에 쌓여온 적폐를 다 도려내고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서 희생된 모든 게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유족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박준우 정무수석을 현장에 남겨 유족들의 요구 사항을 듣고 해결하도록 지시했다.

이어 합동분향소를 설치하면서 유족들의 요청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어떻게 해서 중간에 이렇게 됐는지 알아보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0여분 간 유족들을 만난 뒤 9시 10분쯤 분향소를 떠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족들이 분향소에 있던 박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의 조화를 치워달라고 요구했고 박 대통령이 떠난 후 조화는 모두 합동분향소 밖으로 옮겨졌다.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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