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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해역으로 출항하는 이종인 대표 지난달 25일 오전 수색작업에 투입된 해난구조전문가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다이빙벨 장비를 싣고 사고해역으로 출항하기 앞서 해경 관계자와 통화하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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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의 요구로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다이빙벨'을 투입했던 이종인 알파잠수종합기술공사 대표가 작업 투입 하루 만에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지난달 25일 한 차례 투입됐다 다음날 기상악화로 철수한 지 6일만이다.
이종인 대표는 1일 오후 4시경, 전남 진도 팽목항에 돌아왔다. 그는 바지선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이빙벨 사용 결과, 실종자 수색을 못했다"며 "오늘 안으로 팽목항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수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우리가 나타나 공을 세우면 기존 수색하는 사람에게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결심한 것"이라며 "실종자 수색은 지금 하는 분들이 조금 더 사람을 늘리든지 하는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나름대로 제 것을 다 포기하고 했지만 기대를 저버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달 21일, 다이빙벨과 함께 사고 현장까지 갔던 이 대표는 해경의 저지로 철수했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요구해 지난달 25일 사고 해역으로 출항했다. 하지만 기상 악화로 다음날 귀항했다 다시 지난달 29일 출항한 바 있다.
사고해역에서 투입된 잠수부들은 선내 진입에 성공해 엉킨 가이드라인을 일부 제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사고해역에서 철수했다. 다이빙벨은 잠수용 엘리베이터로 잠수부들이 종모양의 다이빙벨 안에 머물며 장시간 수중 작업이 가능한 장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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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해역 투입 못한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 지난달 25일 오후 사고해역 수색작업에 투입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벨이 작업 시작을 못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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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구한다고 왔으나 그냥 돌아가서 죄송"다음은 이종인 대표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다이빙벨 이 수색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1차 시도 때 다이빙벨의 장점이 보여서 2차 시도 때는 뭔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또 지금 구조당국이 수색을 하고 있는 와중에 괜히 끼어들어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 한 차례 만하고 빠지는 이유는?"우리가 나타나서 어떤 공을 세웠을 때, 기존에 작업하던 분들에게 분란과 사기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실종자 한명이라도 빨리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점에 대해서 지금 하는 분들이 사람을 늘린다든지 그런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실종자 수색이 가장 중요한데, 공 때문에 돌아왔다는 건 궁색하다."근데 그 이유밖에 없다."
- 재투입하면서 그 전부터 공 뺏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예상 가능하지 않았나."예상 못했다."
- 다이빙벨과 나가신 목적을 정확히 말해달라."다이빙벨을 사용해 본 결과 이 작업에 쓰였으면 좋겠다 해서 각고 끝에 시도하게 됐다. 사용한 결과 실종자 수색을 못했다. "
- 다이빙벨 투입이 실험이라는 얘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실험은 아니었다. 지금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 더 고생하면 끝을 볼텐데 맞지 않는 것 같았다."
- 20시간 수색 가능하다는 이야기는?"처음부터 할 수 없었다. 자원봉사 잠수사가 많을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 작업 자체가 실종자 수색에 목표가 있었는데 결과가 없었다."
- 구조작업에 혼선을 빚었다는 지적이 있었다."혼선이라면 혼선, 견제라면 견제라고 볼 수 있다."
- 작업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은 예상한 부분 아닌가?"예상하지 못했다. 제 장비는 제가 써 봤으니깐 조류가 있어도 장비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증명됐다."
- 다시 도전할 계획은 있나?"팽목항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잠수사도 모두 철수한다."
- 실종자 가족에게 한 마디 한다면?"진심으로 죄송하다. 실종자 구한다고 왔는데 구하지 못하고 돌아가서 죄송하다. 어떤 이유가 됐든 실종자 가족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제 나름대로, 제 것을 다 포기하고 했는데 기대를 저버린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