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예비후보인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또 "국가의 기본을 저버린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6.4지방선거 '박근혜 심판론'을 본격 제기했다.
김 전 교육감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참극은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을 갈아치우거나 대통령의 사과 한두 번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먼저, 10년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김선일씨가 살해됐을 당시 "국가가 가장 기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일갈했던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을 인용했다.
김 전 교육감은 "지금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말씀대로 4월 16일 대한민국을 무너뜨린 참극을 보면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라며 "국가의 기본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않은 대한민국, 우리는 더 이상 국가라 부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생명보다는 돈을, 공공 가치보다는 개인 이익이 우선하는 방향으로 나라를 잘못 끌어가는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전 교육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탄핵받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박근혜 정권을 확실히 심판해 국민을 두려워 하고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도록 만들어야 한다"라며 "임기가 3년 반이나 남은 박근혜 정권이 국정기조를 바꿔야 우리 국민이 덜 불행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권 심판 위임받으려면 우리 스스로 돌아봐야"'친정'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국민으로부터 박근혜 정권 심판을 위임받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라며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거짓이 드러났지만 국민들이 아직은 새정치민주연합을 대안세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 그는 "안전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규제완화의 광풍이 불어 닥칠 때 우리는 이를 막지 못했고 (세월호) 사고 20일이 지나도록 피해자를 위한 종합 대책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특검을 요구하는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저부터 참회한다, 이들의 뜻을 받들어 국정감사와 특검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당의 '기초연금법 합의 처리'·'광주시장 전략공천' 결정 등에 대해서도 김 전 교육감은 "분명한 목표와 전략을 갖고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때 상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교육감은 "나라를 근본적으로 바로 세우는 것을 고민해야 할 때 박근혜 정권의 기초연금 공약 파기에 들러리를 섰고 지방선거 공천은 '민의가 우선이라는 원칙을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라며 "이래서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박근혜 정권 심판을 위임받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연이어 패배함으로써 오늘의 참극을 초래하는 죄를 지었다, 우리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정권 심판에 실패한다면 국민에게 또다시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며 "우리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혁신하고 단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세월호 침몰사고 후) 열하루 동안 진도 팽목항과 실내체육관에서 여러분의 피눈물을 똑똑히 지켜봤다"라며 "저부터 제 안의 낡은 것들을 씻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국정조사-특검 동시 추진해야"한편, 그는 "특검 도입 주장은 현재 세월호 참사에 대한 수사를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안타깝게도 유가족과 국민들이 지금 진행되는 수사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며 "이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국정조사와 특검을 동시 추진하는 게 적절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굳이 '탄핵'이란 표현을 쓴 것에 대해 그는 "상황의 엄중함에 맞춰서 엄격하게 심판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자신의 경기교육감 중도사퇴에 따른 책임도 일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저도 참회와 성찰을 하고 있다"라며 "책임을 크게 느낀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 책임론과) 성질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 전 교육감은 "이 사안은 (잘못된) 국가·사회구조가 교육을 덮친 사안"이라며 "저는 지방선거에 임박해 도지사 선거에 나오기 위해 물러났고, 권한대행이 들어서서 (경기교육청을) 지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장 전략공천 문제에 대해서는 "저 역시 공천을 위한 경선을 기다리는 후보로서 특정지역의 공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라면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