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세월호
빠아아아앙...
물에 먼저 잠겨 울어대는 자동차 경적소리
이어 뛰쳐 들어 온 검푸른 바다 하얀 이빨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뛰고 튀고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기어오르고 떨어지고
뒹굴다 발목을 물리고
허리와 가슴과 목마저 물리고
놀라 울부짖고 신음하고
세상에 모든 절규
침묵의 고함
선창가 놀란 가오리 한 마리 퍼더득
얼음같이 차가운 유리 창 강철 벽
가진 것이라곤 손톱 같은 물갈퀴 가냘픈 관절
도리질 쳐도 쓰며드는 바닷물
부둥켜 안고 무서움 녹이려 해도
차가운 물속으로 흐르는 뜨거운 눈물
나가고 싶어
가만히 있어야 하잖아
바닥은 왜 일어나 절벽이 되고
제자리를 지켜야 하잖아
파도는 왜 들이 쳐 소용돌이 쳐
무서워요 살려줘요
애들아 잘 있니?
선생님 괜찮으세요?
가슴이 뛰고 토할 거 같아
엄마 아빠 사랑해
제발 빨리 꺼내 줘 살려 줘
밧줄도 사다리도 없는 우물
시간도 아무도 없는 시커먼 구덩이
움직이지 마 꼼작 마 제자리에 있어
팽목항에 올라서서 젖은 몸 닦고
파르르 떨리는 입술 수건으로 두르고
300 여 손 잡고 선생님 계신 학교로 가야지
엄마 아빠 기다리는 집으로 가야지
침몰해도 죽지 않을 곳으로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