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5월 임시국회 소집에 합의했다.
여야 신임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사랑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 대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여야는 이를 위해 세월호 참사 관련 국회 상임위를 12일부터 가동하고, 6월까지 이어지는 5월 임시국회 소집을 위한 본회의를 이번 주 중 열기로 합의했다.
이완구·박영선 원내대표는 또 19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효율적 논의를 위해 5월 임시국회가 시작하는 날부터 여야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두 원내대표는 전날 상견례를 겸한 회동을 통해 이 같은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초당적 협력, 5·6월 국회 개최 등 3개 합의 사항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라며 "(세월호 참사) 문제 해결에 국회가 전향적으로 선제적으로 대처하자는 박영선 원내대표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라고 말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우리 모두 어머니의 마음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국민의 아픔을 달래 드리는 세월호 국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롭게 태어나는 심정으로 모든 일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여야 없이, 국민을 위한 법 제정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국정조사·특검 도입 논의도 이어가기로
두 원내대표는 또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 특검 도입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국정조사 및 특검 도입 시기 등을 놓고는 신경전을 벌였다.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 문제는 여야가 합의한 1항(초당적 협력)에 포함돼 있다고 해석하면 된다"라면서 "국정조사특위도 의결 필요성이 있어 본회의를 한 차례 여는 것으로 했다, 시기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상설특검법은 다음 달 19일부터 효력이 발생하고 본회의 의결이 있어야 한다"라면서 "그래서 후반기 국회 원구성이 빨리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원내대표는 서로 덕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이완구 대표는 "박 원내대표와 이야기해 보니 합리적인 생각을 전제로 한 소신이 강한 분"이라며 "저도 소신과 안맞아 충남도지사도 사퇴했는데 앞으로 국회 운영에 있어 협력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라는 게 상대가 있고 대화·타협·양보를 하면서 국민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우리 두 사람이 선진 정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도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의원 전원 합의로 추대돼서 역대 그 어느 대표보다 국민적 기대가 크다"라면서 "어제 직접 만나뵈니 경륜과 경험이 많아서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여야를 떠나서 국회 운영에 책임과 역할을 다해줄 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가 회색을 좋아한다고 해서 오늘 회색 옷을 입고 왔다"라고 했고, 이 원내대표는 "다음에는 제가 박 원내대표가 좋아하는 색으로 맞추겠다"라고 화답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회견 말미에 농담조로 '회색 옷'을 강조한 것은 맥락이 아주 없는 얘기는 아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 원내대표의 저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을 보면 '회색이 멋지다'고 강조했는데 이것은 타협과 절충을 강조한 것"이라며 "타협과 절충의 코드가 맞아 이런 성과가 나올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심상정 "국정조사 계획 없는 5월 국회는 면피용" 정의당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5월 임시국회 개회 합의에 대해 "국정조사 실시 계획이 없는 5월 국회는 면피용"이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회의에서 "오늘 발표한 합의 사항에는 국정조사 실시 계획이나 특검과 관련된 어떤 언급도 없다, 상임위를 열면서 원구성에 협력하겠다고 하는 것은 6월 지방선거 이후에나 국정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사태의 시급성을 망각한 안일하고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또 "이번 주 본회의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조속한 국정조사 실시 계획이 의결돼야 한다"라면서 "이완구·박영선 양당 원내대표가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대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