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결정을 하루 앞두고 정몽준 예비후보가 "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 지역구를 부인에게 공천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해 입길에 올랐다.
<오마이뉴스>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정몽준 후보는 11일 낮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측근 및 캠프 인사 10여 명과 점심을 함께하면서 "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지역구(서울 동작구)를 부인에게 공천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후보쪽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의 사실 확인 요청에 처음에는 이같은 발언 자체를 부인했다. 캠프의 한 인사는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말이 안되는 것을 (정 후보가) 어떻게 하겠느냐?"며 "우리 국민들이 (부인에게 지역구를 물려주는 것을) 용납할 것 같으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또 다른 캠프 인사는 "정 후보가 그런 발언을 한 적은 있지만 100% 농담이었다"며 발언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그는 "남경필 의원이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가 됐는데 남 의원의 지역구에 임태희 전 비서실장이 출마한다는 얘기가 나오자 정 후보가 '우리 동작구도 관심이 많은데 우리 김영명씨(부인)가 나오도록 해야겠다'고 농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이야기한 뒤에 정 후보는 '(부인인) 김영명씨가 나오면 서청원 전 대표 부인과도 경쟁해야겠네'라고도 말했다"며 "곰탕 한 그릇 먹으면서 껄껄껄 농담한 것일뿐"이라고 거듭 농담임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했던 전직 국회의원은 "점심식사 도중에 사모님(김영명씨)이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래서 정 후보가 '그럼 (부인에게) 공천을 줘야겠네'라고 농담한 것"이라며 "웃고 끝난 이야기일 뿐이고, 그 분(김영명씨)은 정치할 사람도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정몽준 후보의 막내 아들이 지난 4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 가족들의 분노를 두고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다"라고 썼고, 부인인 김영명씨는 최근 서울지역 한 구청장 후보 캠프를 방문한 자리에서 "(막내 아들이) 바른소리 했다고 격려해주시고 위로해주시는데 시기와 말 선택이 안 좋았다"라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정몽준 후보는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다"(4월 21일), "아내와 아들 모두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분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국민들께 실망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5월 11일)라고 고개를 숙였다.
아들과 부인에 이어 정 후보까지 연달아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가족 구설수'가 내일(5월 12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