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정부의 세월호 침몰사고 부실대응 비판 여론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뉴스타파>는 박 처장이 "우리나라는 지금 무슨 큰 사건만 나면 우선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박 처장은 사고 17일째인 지난 2일,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나라사랑' 전문 강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요즘 세월호 침몰 사건 때문에 우리 대통령님과 정부가 아주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두둔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지금 무슨 큰 사건만 나면 우선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한다"며 미국과 비교했다.
"미국을 보면 9·11 테러가 났을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방에 있다가 보고를 받고 긴가민가하다가 나중에 심각한 것을 알고 워싱턴으로 돌아와 가지고 9·11 테러현장에 나타나거든요. 사후 보고받고. 그때 나타나 가지고 소방관들 어깨 두드려주고 경찰관들 어깨 두드려줬는데 부시 대통령님의 지지도가 56%에서 90%로 올라가거든요. 이렇게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 미국 국민은 딱 단결합니다. 딱 단결해서 문제점을 찾고 그것을 해결할 대책을 도모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문제가 터지면 그 문제의 근본 원인은 어디가고 정부와 대통령만 공격하는 것이 관례가 되어 있습니다."또 "대통령이 성공해야 성공한 대한민국이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우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박 처장은 "우리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말 지지도가 30%를 밑도는 원인이 무엇인지 여러분들이 분석·정리해서 국민들을 교육하는 것도 대단히 좋다"고 말했다. 강연을 들었던 한 '나라사랑' 강사는 그의 발언이 "바람직한 발언이란 생각은 안 하고 있었다"며 "(대통령을 향한) 아부"라고 지적했다.
박승춘 처장은 2011년 2월 보훈처장에 임명된 이후 줄곧 정부·여당 편향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켜왔다. 그는 2013년 국정감사 때 보훈처 대선 개입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았다. 그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금지해 시민단체들로부터 해임 요구를 받기도 했다. 이때마다 박 처장은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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