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몽준 예비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뽑혔다. 사진은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는 정 후보.
정몽준 예비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뽑혔다. 사진은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는 정 후보. ⓒ 남소연

12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정몽준 의원이 상대후보인 박원순 시장을 "시민단체 직업병에 걸렸다"고 비난했다. 박 시장의 시민사회단체 경력을 "남이 하는 일을 감시하고 잔소리하는 게 일"이라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대회에서 김황식, 이혜훈 후보를 꺾고 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대회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시장을 맹비난하며 "서울시장은 큰 규모의 경영을 해본 사람이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박 시장이 이날 '돈 안 쓰는 선거, 조용한 선거'를 비롯해 양측이 안전공약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돈 안 드는 선거는 당연하고, 조용하게 하는 것도 당연하다. 다만 공약을 같이 만들자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공약이 같으면 선거를 왜 하나? 누가 잘생겼는지 뽑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여당의원으로 크게 책임감을 느낀다. 어른이라는 게 죄스럽게 느껴진다"라며 "국민 여러분들에게 잘못했다는 말씀드리고, 앞으로 새롭게 잘하겠다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 의원과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이다.

"당선되면 임기 4년 마치겠다"

- 서울시장이 되면 도중에 대권에 도전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있다.
"여러 번 말씀드린 것처럼 서울시장이 되면 열심히 일하면서 임기 4년을 마치겠다."

- 경쟁했던 김황식, 이혜훈 후보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제안할 것인가?
"서울(시장) 선거는 어려운 선거다. 그 분들을 빠른 시일 내에 찾아뵙고 부탁의 말씀 올리겠다."

- 경선이 네거티브로 혼탁해진 측면이 있는데, 본선에서 어떻게 봉합할 생각인가?
"경선 과정에서 아름답지 못한 모습,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면 사과 말씀 드리겠다. 후보들이 열심히 하다 보니까 본의 아니게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이해해달라. 어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 경선과정을 보니까 더 과격한 표현도 많이 쓰시더라. 저희가 잘했다는 건 아니다. 진심으로 반성하는 게 극복하는 길이다."

- 박원순 시장과 어떻게 맞설 것인가?
"박 시장의 특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중요 사업을 지체시켰다. 경전철 사업 등 9000억 원이 드는 공사를 2년 반 동안 지체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그런 과정은 관련 법을 위반한 것이다. 그렇게 큰 투자가 오래 지체되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걸 숨기고 얼버무리면 세월호 사고와 무엇이 다르겠나.

그리고 박 시장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일관적으로 주장해오신 분 같다. 최근 주요 일간지 인터뷰에서 이석기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답변하면서, 그 말미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말처럼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국가보안법이 남용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냐. 북한이 거의 매일 핵으로 위협하는 판에 시장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서울시장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걱정스럽다."

- 야당에서는 재벌 대 서민 구도로 공격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울산에서 서울로 왔을 때 정동영 후보도 그렇게 공격을 했다. 울산에서도 선거가 쉽지 않았다. 1988년에는 회사에 대규모 노사분규가 있어서 수만 명이 일을 쉬니까 유세장에 수 천 명의 근로자들이 와서 굉장히 어지러웠다. 당시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분들이 선거에 나왔다. (나를) 어떻게 공격했을까? 그분들도 선거 내내 그런 이야기를 했고, 서울에 왔더니 정동영 후보도 그런 얘기를 했다. 우리나라 정치가 그런 틀 안에 갇혀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세월호 참사 이후로 박 시장과 지지율이 벌어진 상황이다.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
"국민들께서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당의원으로 크게 책임감을 느낀다. 어른이라는 게 죄스럽게 느껴진다. 국민 여러분들에게 잘못했다는 말씀드리고, 앞으로 새롭게 잘하겠다고 해야 한다. 국가개조도 필요하고, '관피아'와 전쟁도 필요하지만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고 거기에 문제의식이 없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게 중요하다."

"백지신탁, 절차 충실히 지킬 것"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정몽준 예비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정 후보 왼쪽은 부인 김영명씨.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정몽준 예비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정 후보 왼쪽은 부인 김영명씨. ⓒ 이희훈

- 본선에서 백지신탁 문제가 불거지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백지신탁 문제가 논란이 된 것에 송구스럽다. 시장이 되면 절차에 따라 법대로 할 것이다.어떤 분들은 선제적으로 미리 하라고 하시는데, 미리 한다면 선거법 위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절차를 충실히 지키겠다."

- 박원순 시장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쟁력이 있다면?
"모든 일에는 직업병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다 직업병이 걸리는 건 아니다. 박 시장 경력의 대부분이 시민단체다. 남이 하는 일을 감시하고 잔소리하는 게 일이다. 그래서 잔소리는 잘하시는데, 정작 본인이 큰 결정은 안 해봤다. 지나친 의심과 경계심도 직업병이지 않나 생각한다. 친분이 있고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서울시장에는 적합하지 않다. 서울시장은 큰 규모의 경영을 해본 사람이 하는 게 맞다.

나는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했고, 세상 경제가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남을 감시하다 보면 위선이 생긴다. 박 시장과 친하지만, 낙선낙천 운동에 나를 집어넣었다. 대법원까지 가서 불법이라고 나왔다. 그때 그만했으면 좋았을텐데, 헌법재판소까지 가져갔다. 박 시장의 생각은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게 없다. 서울시장을 하기에는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생각한다."

- 오늘 박원순 시장이 조용하고 돈 안 드는 선거 치르자고 제안했는데, 만나서 논의할 의향이 있나?
"돈 안 드는 선거는 당연하고, 조용하게 하는 것도 당연하다. 다만 공약을 같이 만들자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공약이 같으면 선거를 왜 하나? 누가 잘생겼는지 뽑는 건 아니지 않나. 그리고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를 뽑는 날에 그런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배려가 없는 것이다. 내가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할 때 안철수, 김한길 의원이 군사작전을 하듯이 합당 발표를 했는데, 새정치연합 쪽에서 정몽준에게 물 좀 먹였다고 했다더라. 우리가 경쟁자지 적이 아니다. 예의 있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몽준#박원순#김황식#새누리당#서울시장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