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을 하고 있지만 제 마인드는 문화운동을 하고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운동 차원에서 이렇게 기증을 하게 됐습니다."
이중섭화백 사진을 비롯해 이중섭 및 제주 관련 작품 등 30점(추정가 약 1억 6000만원 상당)을 이중섭미술관에 기증한 신옥진(67) 부산 공간화랑 대표는 <서귀포신문>과 인터뷰에서 '도사 같은 심정'으로 이중섭미술관에 작품 기증을 결단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지난 1998년 부산시립미술관을 시작으로 밀양시립박물관, 경남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간송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에 십 수 년 동안 800여 점을 기증한 신옥진 대표(부산 공간화랑 대표)는 "어떤 일이든 반복해서 하다보면 면역성이 생기는데 기증은 할 때마다 힘들었다"면서 "살아가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그 상태대로 유지하고 싶은 본능이 있는데 나에게 부여된 소명이라 여기고 내 자신을 내려놓았다"고 말했다.
특별히 이번에 신 대표가 이중섭 미술관에 수십 작품을 기증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이중섭 미술관만이 가지는 매력과 제주민들의 넓은 포용력이라고 전했다.
신 대표는 "그동안 이곳(이중섭미술관)을 몇 번 왔었는데, 한국미술관 가운데 제일 관심 가는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지금도 미술이 대중화되지 않아 어느 미술관을 가든 관람객이 많이 오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봐도 그렇다, 그런데 유독 이중섭 미술관은 파격적이다. 평일에도 관람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을 보며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미술관이 훌륭해도 지역 이기주의가 작용하면 소용없다"며 "이중섭 화백이 통영, 대구, 부산 등 여러 도시를 거쳤는데 잠시 피난 왔던 이곳 서귀포에서 그를 기리며 이중섭미술관을 세운 제주민들의 열린 마음에 감동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중섭미술관은 신옥진 대표로부터 기증받은 미술작품 30점을 일반에게 공개하는 '신옥진 기증전'을 지난 1일부터 오는 7월 20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이번 '신옥진 기증전'은 신 대표와도 친분이 있는 허종배 사진작가가 촬영한 이중섭 화백의 사진과 신 대표가 박수근 화가 아들에게 구입한 판화, 이중섭과 서귀포가 언급되는 김춘수의 시, 장욱진의 <돼지>, 양달석의 <해녀>, 송혜수의 <성산일출봉> 등 제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서귀포신문>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