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오전 9시 경, 기울어가는 세월호 안에서 단원고 학생들과 담임 선생님은 대화를 나눴다. 이날 단원고 2학년 김아무개군이 실수로 집에 놓고 간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는 한 반 학생들의 대화가 시간대별로 기록됐다.
학생들은 각자 "(나는) 괜찮다"면서 교사와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시간은 오전 9시 5분. 이미 상당히 기울어버린 배에서 위험을 느낀 탑승객들이 119와 해경에 여러 건의 구조 요청을 한 후였다.
배 곳곳에 흩어져있던 이 반 구성원들은 대화창을 통해 상황을 공유했다. 한 학생이 "아직 다친 애들은 보이지 않는다"고 4층 분위기를 전하자, 담임 선생님은 "다행이다, 나는 혼자있다"고 응답한다.
잠시 후 9시 9분 께 세월호 선내에서는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세요. 움직이지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하니까 움직이지 마세요"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안내방송을 들은 학생과 담임교사는 각자 구명조끼를 찾아 입으며 서로를 챙긴다.
이어 9시 13분 경 교사는 학생들에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재차 강조한다. 세월호 안내방송이 반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메신저로 재방송 된 셈이다.
배가 점점 더 기울어지자 위기를 직감한 학생들은 서로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 대화창에 남겨진 마지막 말은 "살아서 만나자, 이따 만나자 부디"였다.
이 대화창에 들어와 있었던 사람은 총 39명. 그러나 마지막 메시지를 읽은 것으로 확인된 인원은 11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