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전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키신 녹두장군 전봉준 장군은 '보국안민과 폐정개혁'을 주장했습니다. 그것은 인간평등실현, 사회비리척결입니다. 저는 오늘 그날의 심정으로 동학의 정신으로 힘찬 첫발을 내딛고자 합니다."15일 여수시 제5선거구(학동. 안산동. 소호동. 삼일동. 묘도동. 주삼동) 도의원 후보로 출마한 통합진보당 최병용 후보의 말이다.
5선거구는 현재 5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경미 후보와 무소속 김민곤, 오병선, 주재선 후보가 뛰고 있다. 최 후보가 첫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셈이다.
여수산단에서 30년간 교대근무를 해오던 현장 노동자가 정치 일선에 뛰어들었다. 노조 전임자 한 번 거치지 않은 그가 뒤늦게 정치에 뛰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여천NCC 방향족 2담당에 재직중인 그는 늘 묵묵히 조합간부를 맡으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전임자는 아니지만 집행부만 수차례다. 현장에선 선배들이 나이 들었다고 뒷짐만지는 분위기지만 후배들의 간곡한 부탁을 묵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정치에 나서게 된 계기는 작년 대림폭발사고를 겪으면서 '여수산단특별법제정'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부터다. 그는 작년 말 국회 정론관에서 '산업재해사고 예방 및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위한 김선동 국회의원 입법발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
국가산단의 안전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
"욕먹지 않는 청렴한 도의원 되겠다!"
그동안 여수산단이 생긴 후 많은 사고가 터졌다. 작년 대림폭발사고에 이어 연초 GS칼텍스사고로 많은 발암물질이 함유된 기름이 누출되었다. 특히 작년 3월에 발생한 대림폭발사고로 6명의 건설노조 조합원이 죽는 등 11명 사상자가 발생했다.
최병용 후보는 이날 "내 고향 여수산단에서 30년간 묵묵히 일해 왔다"면서 "한결같이 노동조합 간부로 현장을 지켜왔다, 욕먹지 않고 올바르게 살아왔던 것처럼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청렴한 도의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사고 당시만 해도 여야 대표 및 국회의원들이 사고 현장을 찾아 향후 대책 및 지원책 등을 발표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연 매출 100조 원이 넘는 거대한 산업단지가 있는 여수에 산재병원 하나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여수에 전문 '산재병원'과 '암센터 병원'을 추진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전남도에 2대 있는 헬기를 화상환자와 응급환자 수송을 위해 여수로 반드시 1대를 가져오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여수산단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그가 내건 슬로건은 건강, 생명, 일자리다. 선거사무소에 걸린 대형현수막에는 '제대로 지키겠습니다!' 아래 건강지킴이, 생명지킴이, 일자리지킴이, 예산지킴이가 적혔다.
'전남도의회 입성의 발걸음 D-20'이라고 벽에 걸린 펼침막 옆 표창장에 시선이 갔다. 표창장 번호는 1004다. 표창장 제목은 '멋진 남편상'이었다. 아내가 가족을 위해 헌신한 남편에게 준 상으로 든든한 기둥이자 흔들리지 않는 바람막이로 노고를 인정하는 내용이다. 2014년 5월에 준 상이라 적혀있다. 성실한 가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참석한 지인들의 지지와 격려가 이어져 필승을 다짐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열창하며 분위기가 익었다. 축사가 이어졌다.
최성준 화섬본부장은 "여수산단은 화학유기물질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환경,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다"면서 "통합진보당이 준비하고 있는 산단 특별법을 그가 당선되면 반드시 특별법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유권자 여러분이 도와 달라"라고 호소했다.
선거 통해 노동주권, 국민주권 찾아야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축하영상을 보냈다. 이 대표는 "여수시민 여러분께서 최병용 전남도의원 후보 개소식에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면서 "통합진보당 후보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진짜 일꾼'이라고 주민들의 평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사람은 참 좋은데, 인물은 제대로인데 당이 참 쯧쯧쯧... 하시는 분이 계신다"면서 "통합진보당이 아니라면 과연 평범하게 살아가던 서민이, 엄마가, 노동자가 정치의 주인인 후보로 나설 수 있었을까? 서민을 위해 일할 최병용 후보를 자신 있게 소개한다"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전승욱 민주노총 여수시지부장은 "오늘 해고자 기중기 동지들이 천막을 치는데 근로복지공단에 전기협조를 하러 갔더니 '세월호 때문에, 안전 때문에 불가하다'고 해서 욕이 나왔다"면서 "만약에 노동자들이 아니고 다른 놈들이 했더라면 그 협조를 들어줬을 것이다, 노동의 도시 여수에 지방권력이 우리에게 없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노동자 출신 최병용 후보를 도의회로 보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플랜트 건설노조 신성남 지부장은 "최병용 후보는 선배님이지만 소박하다. 진실하다, 늘 희생할 줄 아는 분이다"면서 "산단 노동형제들이 선거를 통해 노동주권을 찾고 국민의 주권을 찾는 것이 절실하다, 최병용 후보의 당선시켜 여수산단 노동자 일꾼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심명남 기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지방선거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