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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31일 째인 16일 오후 7시 서대전시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제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31일 째인 16일 오후 7시 서대전시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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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묻어 나왔다. 고개 숙이고 눈물방울을 떨구는 사람들.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31일째인 16일 오후 7시 서대전시민광장. 유치원생에서 초중고생, 노인들까지 약 1000여 명의 시민들이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제에 참석했다.

이들은 "아이들을 살려내라", "대통령도 예외는 없다", "잊지 않을게요" 등의 손글씨를 들었다. 희생자의 '넋여'(상여) 행렬(마당극패 우금치, 정읍사 국악단)이 무대 앞으로 들어서면서 추모제가 시작됐다. 넋여에 매달린 하얀 종이가 바람에 흔들렸다. 20여 개의 만장에 새긴 글도 덩달아 나부꼈다.

"꽃 같은 아이들아 심청이로 부활하라", "국가가 왜 있는지 묻고 싶다", "얘들아 이제 울지 마 잊지 않을게"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31일 째인 16일 오후 7시 서대전시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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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여가 무대 앞에 자리를 잡았다. 진행자가 "희생자들의 넋을 이곳으로 불러 모았다"고 말했다. 무대 앞에는 큼지막한 연꽃송이 속에 서글픈 아이들의 얼굴이 담긴 그림이 내걸렸다. 연꽃이 뿌리 내린 곳은 부패한 우리 사회다. 시민들이 또 흐느꼈다. 그냥 꽃송이와 넋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딘가에 맺혀 있던 슬픈 멍울이 울컥 치밀어 오른 때문이리라.

판 씻음 춤(이정애)이 이어졌다. 처연하고 서글픈 춤사위에 한 시민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자꾸만 손톱을 물어뜯었다. 자작곡 '팽목항에서'(노래 진채밴드)와 '피카소'(나무밴드) 가사와 음률은 처절하기까지 했다. 희생된 단원고 OOO학생의 고모인 김길영씨가 무대에 섰다. 말문을 열기도 전에 눈물이 두 뺨을 적셨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31일 째인 16일 오후 7시 서대전시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고모인 유가족이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31일 째인 16일 오후 7시 서대전시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고모인 유가족이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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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배가 기울어졌어, 가만히 있으래, 살아서 만나' 이게 네가 남긴 유언이 됐구나. 아빠는 갑판으로 나가라는 말을 못한 걸 평생 후회하며 살 듯하구나. 바람만 불어도 가슴이 아프다. 잠을 이룰 수 없다. 해줄 수 있을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너무 야속하다. 너무 아프다. 가슴이 저려온다. 해 맑은 학생증이 영정사진이 되고 뛰어놀던 교정엔 너는 없더라. 네가 공부하던 책상엔 하얀 국화가 책 대신 놓여있더구나. 많이 생각날 거야. 사랑해 OOO!"      

또 다시 훌쩍이는 소리가 광장을 메웠다. 헌시 낭독(작가회의)에 맞춰 추는 살풀이춤(김수현)은 차라리 눈과 귀를 막고 싶을 만큼 모든 이들의 가슴을 때렸다.

"대답하라 대한민국아/ 아이들은 왜 죽어갔나/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어른들을 믿었기 때문이다/ 정부를, 국가를 믿었기 때문이다……."

위로받은 희생자의 넋들이 광장을 빠져나가야 하는 시간이다. 넋여가 광장을 가로 지르며 나서자 시민들은 '거위의 꿈'을 합창했다. 시민들은 서대전시민공원에서 대전역 서광장까지 1.8km거리를 행진했다. 그리고 촛불을 흔들며 소리쳤다.

"잊지 않겠습니다!"

이날 추모제는 대전지역 문화예술인의 재능기부와 성금으로 마련됐다. 추모제를 준비한 '세월호희생자대전시민추모위원회는 18일에도 오후 2시부터 대전역 서광장에서 이안경원앞까지 카페맘을 중심으로 유모차를 끌고 침묵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31일 째인 16일 오후 7시 서대전시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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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추모제, #서대전시민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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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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