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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아들 정아무개씨가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해 "국민 정서가 굉장히 미개하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아들 정아무개씨가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해 "국민 정서가 굉장히 미개하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 시사I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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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유가족이 '국민정서 미개' 발언을 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막내아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번 사고로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다니는 큰 딸을 잃은 오태원(45)씨는 정 후보의 막내아들 예선(19)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했다. 오씨는 19일 전화통화에서 "지난 금요일(16일) 고소장에 도장을 찍어 변호사에게 전달했고, 그날 관할 경찰서에 우편으로 발송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미 경찰서에 접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정 후보 아들은 '국민'이라고 표현했지만, 진도실내체육관에 있던 국민은 유족뿐"이라며 "나를 미개하다고 지칭한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로 (사망한)  딸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남부럽지 않게 키우지 못해 너무 미안했다"면서 "그런 와중에 정 후보 아들의 소리를 들었다. 그가 내 아들로 태어났다면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을까? 그가 운이 좋았던 것은 아비를 잘 만난 것 밖에 없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후 진행상황을 봤는데, 정 후보 사과로만 끝나고 정작 본인에게는 아무런 제약이 없더라"면서 "근래에는 초등학생도 세월호 관련 악성 글을 올리면 조사를 하는데, 왜 유독 그 사람만 아무 조치가 없는가, 혹시 고소인이 없어서 그런가, 그러면 내가 하겠다고 해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에 따르면, 고소장은 지난달 30일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 지난달 22일 인양된 딸의 장례식을 마친 그는 유가족 대책위에서 고소 방침을 알렸고, 이에 대책위가 전체 유족 차원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유족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위임장을 받는 절차가 필요했다. 그렇게 시간이 가는 동안 정 후보 부인의 발언 논란까지 터졌고, 이에 오씨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16일 먼저 고소장을 발송했다.

이번 고소는 오씨 개인 이름으로 제출됐지만, 이미 100명이 넘는 유족이 동의한다는 자필 서명을 한 상황이다. 향후 고소 주체가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정 후보 막내아들은 지난달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수색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에게 물세례 한다"며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요구)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비아냥댔다.

비난이 커지자 정 후보는 즉시 사죄문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했다. 하지만 얼마 후인 이달 11일 정 후보의 부인이 새누리당 서울 중랑구 당협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바른 소리 했다'고 격려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긴 하는데, 시기가 안 좋았다", "어린아이다 보니 말 선택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아들의 발언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다시 논란이 일었다.


태그:#세월호, #정몽준, #명예훼손,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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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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