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20일 오후 8시]검찰 "유병언 개인비리 문제... 종교와는 무관"금수원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이 지난 17일쯤 금수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20일 오후 유 전 회장이 출석하지 않아 영장실질심사가 무산된 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유병언씨가 최근 금수원 밖으로 빠져나가 서울 등 신도의 집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사팀은 유씨가 금수원을 빠져나갔건 그 안에 있건 전국의 검찰 인력을 총력 가동함은 물론, 경찰의 충분한 인력지원과 협조를 받아 유씨를 끝까지 추적 검거해 반드시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팀은 유씨가 금수원을 빠져나간 때를 지난 17일로 보고 있다. 토요예배가 있어 신도들의 왕래가 많은 시점에 유 전 회장이 금수원 주변의 강화된 검문검색을 뚫고 금수원을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이같은 판단을 하게된 시점을 "최근"이라고만 밝혔다.
하루 전엔 첩보를 받고 출동했지만 허탕을 치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이 금수원 뒷산 요양원에 머무르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검찰은 19일 이 요양원으로 출동했지만 유 전 회장을 찾지 못했다. 단지 냉장고 보관 내용이나 싱크대 상태 등을 근거로 유 전 회장이 검찰의 소환조사 요구시점을 전후해 이곳에 머무르다 17일쯤 빠져나간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금수원 검문검색을 계속 강화할 계획이다. 언제라도 금수원이 은신처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금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을 향해 '오대양사건과 무관함을 천명해달라'고 한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의 요구에 수사팀은 즉각 화답하기도 했다.
김회종 2차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수사가 종교 문제와 문관한 유병언 회장 일가의 개인 비리 규명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신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노력해왔다"며 "오대양 사건 문제에 대해선 이미 과거 검찰에서 수차례 철저히 수사했고 집단자살이 기독교복음침례회 측과는 무관하다는 것은 사법절차에서 이미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일 수사 과정에서 범죄 관련성이 드러났다면 누구라도 이미 엄정한 법의 처벌을 받았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되는 수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교회나 신도들과 전혀 무관한 유병언 회장 일가의 기업경영 과정에서 나타난 개인 비리 문제이므로 유 회장측 개인적 해명과 사법적 판단에 맡기고 금수원에 모인 신도분들은 조속히 생업에 복귀하시길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1신: 20일 오후 5시 16분]유병언 영장실질심사 불출석... 신도들 "오대양과 무관"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이자 실질적 경영자로 1000억 원대 횡령·배임, 조세포탈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금수원에 모인 구원파 신도들은 검찰을 향해 '오대양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히라'고 요구했다.
유 전 회장은 20일 오후 3시 인천지방법원에서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 16일 검찰의 소환 조사 불출석에 이어 자신에 대한 수사나 법적 절차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회장 측은 출석 여부 등에 대해 전혀 통보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인영장이 오는 22일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강제구인할지 등을 논의 중이다. 22일까지 유 전 회장에 대한 심문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은 수사자료를 심사해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은 경기도 안성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수련원인 금수원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수원 주변에 경찰을 배치해 출입자들을 확인하고 있고, 신도들도 속속 모여들어 20일 현재 1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검찰이 강제구인을 시도한다면 경찰과 신도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해 쉽사리 구속영장 발부 전 강제구인을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수원 구원파 신도들 "오대양 사건과 무관함 밝혀달라"
한편, 금수원에 모인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은 검찰을 향해 '오대양 사건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천명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요구를 받아들이면 검찰 수사에 협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계웅 기독교복음침례회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경 금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독교복음침례회는 과거 오대양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불필요한 조사로 인해 신도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없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또 "검찰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 오대양 사건과 (구원파는) 무관함을 천명해 달라"며 "검찰의 추후 입장에 따라 대치할지 협조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1987년 32명이 집단변사한 오대양 사건이 유 전 회장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자연스레 기독교복음침례회가 배후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없다. 검찰이 오대양 사건 관련성 부분을 명확히 해주면 '순교 불사'의 투쟁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