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에서는 전남대 제1 학생회관 앞에서 '전남대학교 학생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세월호 참사와 사고 이후 정부의 대응과 태도에 대해서 교수, 교사들의 시국선언과 성명들이 발표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대학생 단체에서 나온 첫 시국선언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시국선언은 전남대학교 자연대 학생회에서 발의하여 총학생회를 비롯한 각급 학생회가 함께했으며 학생회 차원이 아닌 개인 학생도 200여 명이 넘게 참여하여 연서명을 받아 발표했다.
특히 기자회견이 있던 17일은 5·18 민주화운동 34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있던 날이며 전남대 총학생회도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아래 한대련)과 함께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 이후 대학생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이에 맞춰 장민규 한대련 의장 및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시국선언문 낭독에 앞서 세월호 사고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한 태도와 유가족들을 폄하하는 언론과 공직자, 일부 정치인들의 모습은 34년 전 5·18때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국선언문에서도 "계속 해서 밝혀지지 않는 진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처벌받지 않고 있는 상황, 그리고 가족들과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와 이야기가 빨갱이의 선동으로 둔갑하는 모습은 5·18과도 닮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80년 5월 광주학살의 진실을 알리는데까지는 매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진실을 먼저 알고 행동했던 대학생과 많은 국민들이 있기에 가능했다"면서 "5·18의 후예인 전남대학교는 유가족을 포함한 피해자 가족들의 정당한 활동을 지지한다"고 말하며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이 함께 행동해주기를 호소했다.
또한 이 기자회견에서 전남대 학생회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활동했던 것처럼 행동할 것을 밝혔으며, 시국선언 이후에는 전남대학교 자체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불신임 총투표에 들어 갈 것을 선포했다.
대학생 최초의 시국선언이 발표된 것과 함께 5·18 진상규명을 해낸던 것처럼 세월호 진상규명을 하겠노라고 다짐하고 대통령 불신임 총투표까지 선포한 전남대학교 학생회의 행동이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들의 시국선언문의 호소내용처럼 대학생들의 행동에 불이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래는 전남대 학생회에서 발표한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시국선언문 |
세월호 침몰 참사, 80년 5월의 그날처럼 대학생이 행동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시간 동안 피해자 가족들은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과 무능, 그리고 각종 의혹에 또 한 번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사건 초기 정부는 대책 본부 체계를 하나로 정리 하지 못 한 채 우후죽순 대책위를 만들기 바빴고, 탑승자 전원을 구조했다고 발표했으나 나중에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교육부의 수장인 교육부 장관은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에서 황제 라면을 먹기에 바빴고, 일부 공무원들은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빴습니다. 대책본부는 계속해서 구조자와 실종자의 수를 정정하기에 바빴고, 가족들의 정당한 요구는 거짓 선동 , 빨갱이가 되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진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들과 피해자 가 족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보다는 정부에 이야기만 담기 급급했습니다.
어버이날, 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침몰에서 구조까지의 명확한 진상을 규명해주기를 요구하기 위해 카네이션 대신 영정사진을 들고 청와대로 향했으나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수많은 경찰들과 살수차 뿐 이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세월호 실종자들의 구조를 전담했던 <언딘>은 "우리는 인양을 하러 온 것이지 구조 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며 사실상 실종자 구조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계속 해서 밝혀지지 않는 진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처벌 받지 않고 있는 상황, 그리고 가족들과 국민들 의 정당한 요구와 이야기가 빨갱이의 선동으로 둔갑하는 이런 모습....
5월의 우리 전남대학교 학생들은 이러한 일련의 모습들을 보면 세월호 침몰 사고와 진행사항 및 전개가 비슷한 또 다른 518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남대학교의 5월은 매우 특별합니다. 1980년 5월을 시 작했던 대학이기에 더욱 특별합니다. 그러기에 80년 5월 과 다를 것이 하나 없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와 그 이 후에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우리에게 매우 특별하고 중요합니다. 518의 진실을 알려내고 학살자들의 처벌이 있기까지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을 가능하게 한 것은 진실을 먼저 알고 행동했던 대학생과 많은 국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의 선장은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했고 , 아이들은 가만히 있었습니다. 대한민국호의 선장은 국민들에 게 가만히 있으라 하지만 가족들은 이제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대한민국이 바뀔 때 까지 행동하겠다고 합니다. 세월호는 침몰했지만 우리 대학생들은 대한민국호의 침몰마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사고 초기 전국적으로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 달기 운동은 이제 추모와 애도를 넘어 정부에 대한 분노의 감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5.18처럼 얼마나 걸릴지 또 얼마나 죽어야 가능할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518의 후예 우리 전남대학교 학생들은 유가족을 포함한 피해자 가족들의 정당한 행동을 지지하고, 그 행동에 끝까지 함께 하기 위해 전국의 모든 대학 생에게 같이 행동해 주기를 간절히 호소하며, 다음과 같이 시국선언 합니다.
- 침몰에서 구조까지 한 점 의혹 없이 제대로 진상 규명 하라! - 정부가 살인마다!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라! - 실종자 구조 0명! 무능력한 내각 총 사퇴하라! - 이 모든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생이 먼저 행동하자 !
2014년 5월 17일
발의 : 전남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함께 하는 단체 :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총동아리연합회, 약학대학 학생회, 경영대학 학생회,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 농업생명과학대학 여학생회,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예술대학 학생회, 수의과대학 학생회, 사범대학 상임위원회, 생명과학기술학부 학생회, 통계학과 학생회, 화학과 학생회, 지구환경과학부 학생회, 문헌정보학과 학생회, 인류학과 학생회, 신문방송학과 학생회, 행정학과 학생회, 사회과학 학생회, 국악과 학생회, 미술학과 학생회, 음악학과 학생회, 생물교육과 학생회, 음악교육과 학생회, 유아교육과 학생회, 윤리교육과 학생회, 임산공학과 학생회, 조경학과 학생회, 식물생명공학부 학생회, 농업생명과학대학 자율방범대 <동행> 농업생명과학대학 동아리 <FC청춘> <4-H>, 청춘의 지성 광전캠퍼스 <대학생 진보정치경제 연구회 쏘셜메이커> <근현대사 동아리 역동> <근본적 대안을 마련하는 진보동사 동아리 더숲>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응원하는 앗쎄응원단>, 전남대학교 풍물패 연합
그리고 함께 하는 학우 2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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