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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산하 부평구시설관리공단의 각종 채용 비리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시사인천>은 부평구시설관리공단의 각종 채용 비리와 의혹 등을 2012년부터 수차례 보도해왔다. (관련기사: 직원 채용 필기시험지 바뀌었는데도 '쉬쉬')

올해 들어선 홍미영 부평구청장의 팬클럽인 '홍미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아래 미영사모)'의 회원 다수가 홍 구청장 취임 이후 공단에 취업해있다고 몇 차례 보도했다.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는 상당한 논란이 됐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주요 쟁점화 되고 있다.

특정 정치인 팬카페 다수 회원, 지자체 산하 공기업에 취업

미영사모는 홍미영 국회의원(17대)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차례 실패하고, 지지자들 중심으로 2009년 5월 결성됐다. 그해 6월 첫 번째 산악모임을 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홍미영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 된 후 매달 1회씩 정기산행과 송년회 등을 해왔다. 올해 2월 21일 현재 카페 회원은 497명이다.

문제는 팬카페 회원 다수가 부평구 산하 공기업인 부평구시설관리공단에 수십 여 명이 취업해 있다는 것이다.

 <시사인천> 입수한 일부 미영사모 명단과 미영사모 카페 등을 통해 확인해 작성한 미영사모 명단.
 <시사인천> 입수한 일부 미영사모 명단과 미영사모 카페 등을 통해 확인해 작성한 미영사모 명단.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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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확보한 명단(좌측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홍 청장이 취임한 이후 '미영사모' 회원 다수가 공단에 취업했다.

공단에 취업한 이후 미영사모 회원으로 가입했는지, 미영사모 회원으로 활동하다 공단에 취업했는지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두 경우 모두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평구시설관리공단은 최초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부평구시설관리공단과 부평구는 우연의 일치라고만 밝혔다. 

부평구시설관리공단 측은 기간제 직원을 채용할 때 부평구청 내 '일자리 기획단'을 통해 몇 배수를 추천받기 때문에 특혜는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구청장과 고위 공직자의 추천을 받은 구직 희망자 상당수가 공단에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인천>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12년 보건행정과장이 추천한 장아무개·신아무개씨가 공단에 취업했다. 4~5배수로 추천한다고 하지만, 보건행정과장이 추천한 사람 2명은 쉽게 취업한 것이다. <아래 사진 참조>

특히 당시 보건행정과장은 미영사모 회원으로 꾸준히 활동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인천>이 입수한 미영사모 회원 일부 명단에 보건행정과장의 이름과 함께 핸드폰 번호가 게재돼있다. 미영사모 회원들의 공단 취업은 일자리기획단의 추천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한 것에 신뢰성이 떨어진다.

또한 부평구시설관리공단은 최근 기간제 근로자 12명을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했는데, 이 중 6명이 '미영사모' 회원인 것으로 보인다. <시사인천>이 확보한 '미영사모' 회원 현황에 근거한 것이다. 특히 정규직에 해당하는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된 이들 중 상당수는 근무 연수가 2년도 채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의 업무는 대부분 2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어 없기 때문이 특혜 논란이 있다. 이런 전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부(지방정부)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의 경우 위탁 방식 등을 고려해 기관에서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부평구 일자리기획단은 구직 희망자를 추천하면서, 4~5배수로 추천했다. 특정인의 추천은 전혀 없다고 했지만, <시사인천>이 입수한 내부 문건에는 특정인의 추천이 있었다. 특히 고위공무원과 청장이 추천한 구직희망자의 일부는 공단에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평구 일자리기획단은 구직 희망자를 추천하면서, 4~5배수로 추천했다. 특정인의 추천은 전혀 없다고 했지만, <시사인천>이 입수한 내부 문건에는 특정인의 추천이 있었다. 특히 고위공무원과 청장이 추천한 구직희망자의 일부는 공단에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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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보도와 관련해 공단은 최근 <시사인천> 기자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또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공단에 '미영사모' 회원이 취업한 것은 특혜 아니냐는 <시사인천>의 보도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미영사모 회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돈 주고 지방 공기업 취업 사실 드러나

이런 상황에서 <시사인천>은 공단 취업 과정에서 돈이 오간 정황을 포착했다. 공단 내 익명의 제보자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B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A씨가 공단에 취업하기를 희망한 C씨에게 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결과, C씨는 2010년 말 지인에게 공단 취업을 희망한다는 말을 했고 이 지인은 C씨에게 "200만 원을 마련하라"고 했다. C씨는 200만 원을 마련해 2010년 12월 특정 장소에 나갔다. 그러자 A씨가 접근해 돈을 요구했다. 이때까지 C씨와 A씨는 서로 알지 못했다.

돈을 받은 A씨는 공단 직원 D씨에게 C씨의 채용을 부탁했다. C씨는 이후 공단에서 채용 공고가 나오자 입사원서를 냈고, 면접심사를 통해 공단에 취업했다.

이와 관련,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때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돈은 차용한 것으로, 돌려줬다"고 말했다. '돈을 언제 돌려줬느냐'는 두 차례의 질문엔 대답하지 않았다. '받은 돈의 일부를 D씨에게 주었느냐'는 물음엔, "돈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과거에 공단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사람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단의 한 직원은 "공단에 취업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누구누구의 인맥으로 들어왔다는 말을 서슴없이 할 정도다. 돈 이야기도 공공연히 나온다"며 "공단 내부 관계자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공단 채용 과정이 투명하기 위해서는 외부 기관에 채용과정을 100%로 위탁해야하며, 낙하산 인사를 철저히 배제하려는 노력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의 직원 채용 과정에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사람이 공단 고위직으로 채용되는가하면, 공개경쟁 채용 과정에서 오류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밖에 직원 채용 과정에서 필기시험을 엉터리로 진행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미영사모#홍미영#부평구시설관리공단#취업비리#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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