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유한준

관련사진보기


[사례①] 2012년의 어느 날. 그날은 유난히 센치(어떤 일에 대하여 지나치게 슬퍼하거나 쉽게 감동하는 것)했다. 집으로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감정을 폭발할 무언가를 찾았고 SNS를 선택했다. 평소 즐겨하던 페이스북에 심경을 토로하자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튿날 아침, 나의 글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깜짝 놀랐다. 내가 적은 글을 다시 읽어보는데 너무나 오글거렸기 때문이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추스려 적은 글을 급히 수정했다.

[사례②] 같은 해의 어느 날. 문득 몇 개월 전에 내가 읽었던 명언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당시에 너무 마음에 들어 페이스북에 남겨 놨었다. 그러나 그것을 찾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별도의 검색 기능이 없어 시간 순서대로 내가 적은 글들을 다시 살펴봐야 했다. 30분 정도의 고생 끝에 결국 찾아냈지만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위의 두 가지 사례는 내가 SNS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이다. 즉시 소통의 장점을 가진 SNS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SNS 역시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SNS는 자칫하면 개인 정보 유출 위험이 크다. 성별, 이름, 출신학교, 혈액형, 직업 등 작다고 여겨지는 개인정보들도 모아지면 이른바 '신상털기'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또한, 잘못된 정보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SNS의 특성 상 원본글을 삭제해도 공유돼 퍼진 글들까지 삭제가 안 되기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SNS와 비교해 블로그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블로그는 'Web+Log'의 줄임말로 웹상에 기록하는 일지다. '기록'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데 그냥 스쳐가는 찰나의 것들이 아닌 것이다. 역사의 기록처럼 필요하면 다시 찾아볼 수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에 편중된 SNS에 비해 블로그는 개인적 이야기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정보성 글이 많다. 또한, 블로그에는 글과 함께 사진, 동영상, 파일 등의 멀티미디어 정보를 함께 올릴 수 있다. 정보의 양으로 개별의 글을 비교한다면 블로그가 SNS보다 더 많은 셈이다. 이런 점에서 SNS는 정보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블로그와 SNS는 서로의 장단점이 있기에 무엇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단계를 나눈다면 블로그가 SNS보다는 상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몇몇 블로그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했다.

"블로그를 활성화하기 위해 SNS 계정을 생성하는 경우는 있지만 SNS를 활성화하기 위해 블로그를 생성하는 경우는 없다." - 블로거 reddreams

"SNS는 깊은 생각을 펼치기엔 한계가 있다. 블로그는 한 주제에 대해 깊게 다룰 수 있고 때문에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준다" - 블로거 blueman

블로그의 또 다른 장점은 카데고리로 글을 나눌 수 있고 필요할 때 쉽게 찾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SNS의 경우는 검색 기능이 존재하지 않고 단순히 시간 순으로 나열돼 있어 SNS를 활발히 사용하면 할수록 오히려 자신의 지난 글을 다시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블로그를 통해 내가 느낀 가장 큰 매력은 내가 직접 콘텐츠 제작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정 분야에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블로그를 통해 지식 전달을 유용하게 할 수 있다. 자신의 블로그에 다른 블로그에는 없는 독자적인 콘텐츠가 있다면 경쟁력은 더욱 올라가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블로그가 될 것이다. 독자적인 콘텐츠 생산은 자신의 역량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평등하다.

"블로그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 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 블로거 남시언

내가 생산해 낸 글을 누군가 읽고, 공감하는 댓글이 달리고, 의견에 댓글을 달아주는 일 자체가 나에겐 큰 기쁨이다. 치열한 사회에서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기 보다는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요즈음 시대, 블로그에서 만큼은 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비록 인터넷 공간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나누고 싶다면 지금 블로그의 문을 두들겨 보는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그 소리없는 영웅의 깜냥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http://hush-now.tistory.com/221



#블로그#SNS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