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와의 축구경기가 있던 날,'함께 응원해요! 2010 남아공월드컵!' 응원전에는 200여 명이 모였다. 하지만 응원전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도 나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내게는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장애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개최해 유난히도 뜨거웠던 지난 2002년 월드컵 때도 나는 장애 때문에 집에서 응원을 해야만 했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오후까지 갈등을 하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활동이 불편한 나는 응원전에 참석해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응원전에 참석한 분들과 예상 스코어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월드컵 분위기는 점점 커져갔다. 나의 예상 스코어는 2:1, 한국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 후 실망하며 3차전에서 승리의 함성을 기대해보리라 마음먹었다.
3차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 대한 나의 기대감은 커져갔다. 그 때문인지 새벽에 열리는 길거리 응원에도 동참하고 싶어졌다. 친하게 지내온 동생과 함께 반포 한강공원에서 열린 응원전에 동참하기 위해 저녁 무렵 도착했다. 경기 시작 전 7시간이나 남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16강 응원을 위해 와 있었다.
나에게 길거리에서의 응원은 힘든 시간이었다. 사람들 인파로 인해 혼자서는 활동이 힘들었고 새벽 경기 때문에 피곤함이 밀려오고 있었다. 동생과 함께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더운 날씨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등 즐거운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경기를 기다렸다.
경기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반포 한강공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명 연예인의 공연과 함께 응원 열기는 커져갔고 나이지라와의 경기가 시작됐다. 오랜시간의 기다림 때문에 몸은 녹초가 됐지만 모니터로 보이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잠에서 깨며 응원에 힘을 더했다.
길거리 응원은 많은 감동과 함께 나에게도 '할 수 있다'는 힘을 주는 시간이었다. 곧 있으면 브라질 월드컵이다. 벌써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