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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식 울산교육연대 상임대표. 그는 "경쟁교육으로 아이들이 죽어가는데 어떻게 행복교육도시"냐고 되물었다
최민식 울산교육연대 상임대표. 그는 "경쟁교육으로 아이들이 죽어가는데 어떻게 행복교육도시"냐고 되물었다 ⓒ 박석철

울산지역 교육현안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장소에는 시민사회와 함께 어김없이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최민식 울산교육연대 상임대표다.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이기도 한 최민식 대표는 현재 강성신 민노총 울산본부장과 노옥희 울산부모교육협동조합 이사장과 함께 시민사회로부터 범시민 울산교육감 후보로 추대된 정찬모 후보의 상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울산교육감 선거전에 대해 강력히 비난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는 김복만 현 교육감을 비롯해 보수 후보들을 겨냥해 "지금 교육가족 아무도 행복하지 않는데 '행복하니 이 행복교육을 이어가겠다'고 한다"며 "1등교육만을 지향하는 교육감 후보들의 철학이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민식 대표는 울산에서 지난 몇 년간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점, 부자도시라고 알려졌지만 무상급식 비율이 전국 최하위권인 점 등을 들어 "특단의 혁신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식 대표와의 인터뷰는 6.4 지방선거일 전 마지막 일요일인 지난 6월 1일 오후 울산 중구 복산동에 있는 울산인권운동연대 사무실에서 있었다.

최민식 울산교육연대 대표 "울산교육이 행복한가 묻고 싶다"

6.4 지방선거 울산교육감 선거에는 보수진영에서 김복만 현 교육감과, 김석기 전 교육감, 권오영 전 교육의원 등 3명과 진보진영에선 시민사회의 범시민후보로 추대된 정찬모 전 시의회 교육위원장이 출마해 '보수3 대 진보1'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김복만 후보는 '성공한 행복울산교육, 새로운 50년을 활짝 열겠습니다', 김석기 후보는 '1등 울산교육 실현 및 인성·행복교육 강화' 권오영 후보는 '울산형 창조교육으로 미래형 인재 양성' 정찬모 후보 '좋은 수업 즐거운 학교'를 강조하고 있다.

최민식 대표는 왜 진보교육감 선대본부장직을 순순히 수락했을까? 그에게 현재 울산교육의 현실이 어떠하며 새로운 교육감은 무엇을 가장 먼저해야 할까 등을 물었다.

- 현재 울산시내 곳곳에는 김복만 후보의 플래카드가 붙었는데 '행복교육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오히려 묻고 싶다. 과연 지금 울산시민은 행복한가? 울산교육은 행복한가? 학생이 행복한가, 선생님들이 행복한가, 학부모가 행복한가? 지금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행복교육이 웬말인가? 김복만 후보 혼자서 행복한 교육이 아닌가. 울산교육이 바뀌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 울산의 교육가족이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근거가 있는가.
"지난해 4월 2일 밤 울산의 한 여고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그해 3월 18일에는 한 남학생이 동구 명덕저수지에 뛰어 들어 숨졌다. 당국은 이 학생들이 신변을 비관하거나 게임중독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내렸다.

그 뿐 아니다. 2012년 9월에는 여고 2년생이 '먼저 가서 가족과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졌고, 2011년 4월에는 여고생 2명이 함께 숨졌다. 2010년 7월에는 한 여고생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학생의 소지품에서 찢어진 성적표가 발견되기도 했다.

2010년에 숨진 학생만 중학생 1명과 고교생 6명 등 7명이다. 이처럼 잇따른 학생들의 죽음 뒤에는 성적 지상주의, 교육수장이 부추기는 경쟁교육에 대한 부담감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도 행복교육도시라고 하고 1등 울산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한다.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교육 수장들의 철학 아닌가. 학생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얼마나 어려운지는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 지난 수년간 울산교육연대 상임대표를 하면서 무상급식이 최하위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서기도 하셨는데.
"솔직히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현 김복만 교육감이 당선된 것은 기호 1번을 뽑은 것도 작용했지만 무상급식 공약을 내건 덕도 톡톡히 봤다. 당시 전국적으로 무상급식 열기가 대단했다. 하지만 김 교육감 임기 중인 지난 4년간 전국의 초등학교 94.1%, 중학교의 76.3%가 무상급식을 실현한 데 반해 울산은 평균 36.9%로 대구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공약 실천 이전에 교육수장의 교육복지 철학이 무엇인지를 따져야 할 일이라고 본다."

- 김복만 교육감은 방송토론에서 보편적 복지 대신 저소득층 계층의 무상급식은 급격히 늘렸다고 해명하던데.
"하나의 실 예를 들겠다. 내가 아는 중구지역 한 자영업자는 지난 수 년간 장사가 안돼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었다. 그런데 그는 저소득층이라는 자료만 동주민센터에서 발급 받으면 자녀의 급식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데 이를 포기했다. 왜 그랬겠나? 자녀들이 학교에서 입을 마음의 상처 때문이다.

울산도 다른 도시처럼 무상급식이 보편적으로 이뤄지면 월 5만 원이라도 가정에 도움이 되는데 포기했다. 부모의 마음은 그런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시민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울산이 부자도시라고 하지만 타 도시에 비해 교육복지가 떨어지니 어찌 행복하다고 할 수 있나."

- 그렇다면 어떤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1등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모두의 교육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교육을 지향하는 보수교육감은 이제 그만, 공교육 정상화의 표본인 혁신학교를 만들어갈 사람이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 정찬모 후보는 임기 내에 울산형 혁신 학교 80곳과 혁신교육지구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6.4 지방선거 후 탄생하는 새로운 교육감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나.
"제일 먼저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 그래서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고 혁신학교를 도입하는 등 지금처럼 모든 학생을 일률적으로 틀에 가두어 놓는 교육이 아니라 적성에 맞는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

여기에다 울산만 뒤처진 친환경무상급식 등의 교육복지를 확대하고 교사들이 잡무에서 해방되도록 해야 한다. 또 하나, 제발 실적을 올리기 위해 학생들을 강제로 잡아 놓는 강제방과후는 폐지해달라. 특목고만 육성할 것이 아니라 제발 일반고를 정상화 하는 교육감이 되어 달라."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4 지방선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



#울산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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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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