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새벽 전남 여수에 위치한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전남동부지역기중기지회(이하 기중기지회) 노동자들이 사측의 노조탄압 중단과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철탑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기중기지회 조합원은 15개 기중기 임대사에 소속된 조종사 약70명이다. 직장폐쇄로 해고된 사람과 실직자는 30여 명이다. 작년 12월 해고자 발생시점에서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침, 저녁 여수국가산단 입구 및 여수시청 앞에서 출퇴근 선전전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급여를 받지 못해 극심한 생계곤란에 처해있다.
이들은 여수산단 입구 석창사거리 인근 3만5천 볼트 전기가 흐르는 송전용 철탑 30m부근에 천막을 치고 고공농성 하루를 맞고 있다. 철탑에는 '악덕 사업주 대한, 동신, 남양 구속처벌'과 '해고자 복직, 직장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2개의 펼침막을 내걸었다. 철탑에 오른 이는 동신과 남양기중지지회 소속 조합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노조활동을 하다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4~5일 일한다는 사측 왜곡 보도 맘 아프다"
노조는 3일 아침 비가 오는 가운데 거리집회를 열었다. 비가 오자 철탑에는 강한 전류로 인해 '찌지직' 소리와 함께 가끔 빛이 났다. 이들에게 해고는 살인이다. 집단해고 사태 방관하는 노동부는 각성하라며 기중기업체 사장의 구속처벌을 외쳤다. 또한 불법 직장폐쇄 철회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진수희 지회장은 "기중기 노동자들이 며칠 일하지도 않고 임금을 많이 받는데도 파업을 벌인다고 사장들이 언론에 떠들고 있다"면서 "그것은 큰 차 타는 기중기 기사 몇 명 빼고는 25일 이상 일하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4~5일 일한다고 왜곡하는 것에 너무 맘이 아프다"라고 분노했다.
진 지회장은 이어 "사장들이 직장폐쇄와 집단해고와 임금체불로 노동조합을 없애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철탑에 올라 생계를 위한 싸움에 돌입했다"면서 "동지들이 온몸으로 위험을 안고 철탑에 오른 이상 요구가 관철될 때 까지 끝장 농성을 진행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여수 국가산업단지 등 전남 동부권에서 일하는 100여 명의 기중기 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 노조를 결성했다. 이후 지역 내 20여 개 기중기 임대사를 상대로 ▲ 하루 8시간 노동 ▲ 일요 휴무 보장 ▲ 고용안정을 명시한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다.
하지만 2달후 여수지역 최대 임대사인 대한중기는 지회 소속 간부 3명을 해고했다. 동신크레인과 남양크레인도 올해 3월 직장폐쇄에 이어 지회 소속 조합원 20여명을 집단 해고했다. 노조는 대한중기를 노조탈퇴 강요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동신크레 인과 남양크레인을 각각 '불법 직장폐쇄'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한 상태다.
한편 노조는 집단해고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에서 11일 해고자 복직과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