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교육감 선거는 민병희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민 후보가 34만9464(46.4%)표, 김선배 후보가 28만7012(38.11%)를 득표했다. 김인회 후보는 11만6523(15.47%)를 득표했다.
민병희 현 교육감과 김선배 후보, 김인회 후보 3자 구도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민 후보의 승리를 일찍부터 예견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진보 성향의 민 교육감에게 도전하기 위하여 보수 후보 단일화를 이룬 김선배 후보, 그리고 중도를 표방하지만 진보에 가깝다는 김인회 후보가 선전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해지면서 박빙 승부를 예측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선거 초반부터 김선배 후보의 공격적인 유세를 민 후보가 방어하는 형태를 보인 이번 선거에서는 김인회 후보의 득표률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란 예측도 나돌았다. 김인회 후보의 15%를 상회하는 선전이 예상되면서 선거 막판 민 후보 캠프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강원도 유권자는 지난 4년 동안 강원도 교육을 이끌어 온 민병희 교육감의 '안정 속변화'를 적극 지지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민 교육감은 지난 임기 동안 교육청 직원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존중하면서 근무 분위기를 쇄신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고교평준화와 친환경 무상급식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교육부의 작은 학교 통폐합 정책에 '작은학교 희망만들기'로 맞서서 강원도의 작은 학교를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잡무에 시달리던 교원들이 학생지도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무행정사를 배치하는 추진력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임기 후반부, 민병희 교육감은 임기 '선진국형 교실복지'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학생과 교사의 만남이 펼쳐지는 교실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면서부터 민 교육감은 '교육선진국을 강원도에서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지속적으로 밝혔다. ▲ 안전한 학교 ▲ 즐거운 공부 ▲ 돈 안 드는 교육이라는 3대 정책 방향이 강원교육 현장에 어떻게 방영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강원도에서 '선진국형 교실복지' 실현하겠다"
민 교육감의 당선 소감을 들어보았다.
- 먼저 재선에 성공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지난 4년 동안 혁신의 노력을 도민 여러분께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신 것 같아 기쁩니다.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어제(6월 3일)가 세월호 희생자 49재였습니다.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남은 생애 동안 아이들을 더욱 사랑하겠다'는 다짐을 늘 가슴에 새기며 선거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절대 잊지 않고,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
- 선거운동 기간,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상대의 이념적 편 가르기와 네거티브가 힘들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선거를 치르면 승패를 떠나 교육계가 후유증을 겪고 그 피해는 아이들이 입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 후보가 원래 그런 분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에 진심으로 교육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변화가 없어서 속상했습니다."
- 친환경 무상급식을 일반계 고교까지 확대하기 위한 계획이 그동안 벽에 부딪쳤는데, 대안이 있는지요?"선거운동 기간 설문조사를 보니 모든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고교 무상급식 확대를 찬성했습니다. 조건은 무르익었다고 봅니다. 올해 내에 실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강원도, 각 시군 당선자들과 잘 협의하여 좋은 결과를 도출하겠습니다."
- 선거운동 기간 학력향상 문제가 논란이 됐습니다. 정리해주시기 바랍니다."학력에 대한 관점이 달라 소통에 힘든 점이 있었습니다. 21세기의 학력과 20세기 학력은 엄연히 다릅니다. 아이들의 학습흥미도와 주도성, 진로적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런 정의적 요소까지 포함하는 국제 수준의 평가 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협력교사와 기초학습지원단을 배치해 천천히 배우는 아이들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할 것입니다."
- 앞으로 4년 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정책을 소개해주세요."일단 친환경무상급식, 고교평준화,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교원업무 정상화 등 1기의 핵심정책을 유지하면서 더욱 발전시키겠습니다. 더불어 선진국형 교실복지를 실현하는 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수업복지, 시설복지, 진로복지를 통해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고 진영논리에 바탕을 둔 학력논쟁, 복지 포퓰리즘 논쟁을 종식시키겠습니다."
- 도내 교육구성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교육계만큼은 정당, 지역, 출신 편 가르기가 없었으면 합니다. 보수정부라고 하는 박근혜 정부도 교육정책은 우리를 따라오고 있습니다. 교육에서 진보-보수가 의미 없다는 반증입니다. 선거기간 동안 만났던 도민 대다수의 열망도 그런 것이었습니다. 아이들 중심, 교육활동 중심성을 견지하면 진보, 보수 모두 한 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말했던 교육선진국, 선진국형 교실복지입니다. 강원교육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민병희 교육감 당선 소감 |
존경하는 강원도민 여러분.
사랑하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한결같은 지지에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제 당선은 '민병희 개인'의 승리가 아닙니다. 4년 전 저 민병희를 뽑아주셨던 도민 여러분의 승리이자 강원교육의 안정 속 변화, 중단 없는 발전을 원하는 도민 여러분의 열망입니다. 친환경 무상급식, 고교 평준화, 강원도 작은학교를 지키고 더욱 발전시키라는 도민 여러분의 명령입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 안전한 학교 ▲ 즐거운 공부 ▲ 돈 안 드는 교육 등 10대 약속 42개 정책을 공약했습니다. 지난 임기 동안 공약실천율 98.1%를 기록했듯이 이번에도 반드시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여느 정치인들의 약속과 교육자의 약속은 그 진정성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지지를 헛되이 하지 않겠습니다.
어제가 세월호 희생자 49재였습니다. 이 땅의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남은 생애동안 아이들을 더욱 사랑하겠다'는 다짐을 늘 가슴에 새기며 선거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강원교육, 학부모·교직원이 더불어 웃는 강원교육으로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후세로부터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강원도가 책임 있는 자세로 교육의 변화를 이끌겠습니다.
더불어 아이들 눈높이 교육감, 학부모․교직원과 늘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아낌 없는 지지와 격려, 혹시나 잘못된 길을 갈 때에는 애정 어린 쓴소리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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