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 대한민국 침몰을 막아내자!"노동절 집회를 제외하곤 처음으로 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집회에 참여했다. 9시 무렵 집회와 행진이 끝났을 때. 문득 옆을 보니 한 시민이 집회에 관해서 사회자에게 항의하고 있었다. 소란에 주변 사람들까지 몰려들어 판이 커졌다. 결과적으로 좌담회 내지 토론회처럼 되어 그 자리의 시민 모두가 참여했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 지속되던 토론회. 문득 끝나고 깨달았다.
'아. 지하철 끊겼다.'
외박 경험이 한번도 없는 건전한(?) 청소년인 나로서는 상당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급하게 지하철을 타러갔지만 운행은 왕십리까지. 강동구 깊숙히에 있는 목적지와는 너무도 멀었다.
버스를 알아봐도 매한가지. 멀쩡하게 운행되고 있는 버스도 없을 뿐더러 노선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가지고 있던 돈으로는 택시도 탈 수 없었다. 어떻하지. '포기하고 길거리에서 자야하나' 하고 생각한 순간 이전 박원순 시장이 도입했다던 '서울시 심야버스'가 떠올랐다.
바로 스마트폰으로 알아보니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강동구로 가는 심야버스(N30)노선이 있었다. 정말 당시의 나에게는 이 사실이 가뭄 든 땅의 한줄기 단비로 다가왔다. 나는 왕십리행 막차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동해 지하철역을 찾았다. 그리고 50여분 후 도착한 버스를 탑승했다. 그러고 무사히 집에 도착했으면 했지만.....
"저... 기사님. 제가 만원 지폐밖에 없어서 그런데..."이번에는 돈이 만 원 지폐밖에 없었다. 주머니와 지갑을 뒤져 발견한 돈 1600원. 청소년 요금은 1800원. 다행히도 인자하신 기사님이 "다음에는 미리 준비하라"며 넘어가주셨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나는 집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정말 어이없는 해프닝이었지만 이때만큼 심야버스를 도입한 박원순 시장이 고마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마터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을 뻔 했으니 말이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제도를 도입시킨 박 시장에 감사하다 말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abask08)에도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