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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전 5시 50분, 피곤한 월요일도 이제 거의 다 왔다 싶던 때 둘째녀석한테 전화가 왔다.

"엄마, 요즘 내가 좋아하는 씨크릿쥬쥬 춤을 추려고 하는데 가슴이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야할것 같아요."

어제도 가래가 있어 글겅글겅 하기에 임시로 시럽만 주고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폐렴이 됐나 싶어 얼른 할머니랑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전부터 아프다던 발 뒤꿈치도 선생님한테 물어보라고 하고는 병원다녀온 후에 결과를 알려줄 전화를 기다렸다.

그런데, 한시간쯤 흘렀는데도 전화는 물론이고, 병원에서 카드가 승인되었다는 문자메시지도 없었다. 애들 아빠는 일본 출장을 가서 없고, 할머니만 계신데 이거 큰병원에 가야하면 어쩌지 걱정하며 기다려 보는데 여전히 무소식이다. 애가 아픈데 엄마가 이렇게 지방에 있으면 무슨 소용이람, 지금 올라가봐야 하나 마나 가슴 졸이다 참다 못해 전화했더니 할머니가 아닌 둘째녀석이 직접 전화를 받는다.

"어디야? 병원에는 다녀왔니?  의사선생님은 뭐라고 하셔?"

다급하게 재촉하는 듯한 엄마 목소리가 거슬리는지 잠시 쉬었다가 대답한다.

"병원갔다왔고요. 선생님이 춤은 밥먹고 한시간 있다가 추래요. 금방 추면 아프다고. 근데, 난 밥 안먹었어요!"

이런, 설마 밥먹고 금방 뛰면 배 아픈거, 그거? 일단 한숨을 돌리고 다시 묻는다.

"그럼, 밥 말고 뭐 먹었니?"

과자 두개랑 목말라서 우유 많이 마셨다고 한다. 아이구, 정말.. 그럼, 발 뒤꿈치는 뭐지?

"선생님이 양말 안 신고 막 뛰어 다니면 발 아프대요." 

둘째 녀석 자기도 우스운지 마냥 깔깔대면서 대답한다.

엄마의 맘을 쫄게 만든 둘째 요즘 씨크릿쥬쥬에 폭 빠진 미운 일곱살
엄마의 맘을 쫄게 만든 둘째요즘 씨크릿쥬쥬에 폭 빠진 미운 일곱살 ⓒ dong3247

어이없어 그냥 함께 웃다가 전화를 끊었다. 주중에는 못보고 주말에만 보는 주말엄마의 육아, 정말 어이없는 일에도 이렇게 가슴 쫄였다 웃었다 한다.

주말엄마!

주중에는 지방근무로 못보고 주말에만 보는 엄마. 이제 아이들 곁으로 가려고 합니다. 10년이 넘도록 회사에 다니면서,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말그대로 미친것마냥 살아온것 같습니다. 주말엄마로, 아침일찍 그리고 밤 늦게만 보는 바쁜 엄마로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정말 없었다는 것을 올해 새롭게 시작한 주말 엄마생활을 통해서 느꼈습니다.

그래서, 드디어 육아휴직을 신청했습니다. 다 큰것 같은데 육아휴직을 쓰는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하지만, 늦은 지금이라도 아이들과 직접 살을 맞대고 행복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 생각돼 결심하게 됐습니다.

주말엄마 이제 조금 남았습니다. 이 시간 가슴 쫄이는 전화보다는 늘 평범한 일상의 전화가 오길 바래 봅니다. 


#주말엄마#육아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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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중한 이 순간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며 멋지게 늙어가기를 꿈꾸는 직장인 아줌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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