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편집자말] |
판치기와 제로게임, 쉬는시간은 도박중
쉬는 시간 '탕 탕 탕' '하나 둘 셋 제로' 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남학교 쉬는 시간이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것은 남학생들이 주로 판돈을 걸고 하는 판치기와 제로게임을 하는 소리다.
판치기는 공책, 책 등에 100원짜리 동전들을 올려놓고 손으로 쳐서 100원짜리를 앞면, 뒷면 중 하나로 통일되게 넘기면 동전들을 모두 따는 게임이다.
제로게임은 내가 펼친 손가락과 상대방이 펼친 손가락을 합산하여 맞추면 이기는 게임이다. 제로게임은 판치기처럼 동전을 올려놓고 하는 게임이 아니므로 게임 시작 전에 적으면 1,000원에서 많으면 40,000~50,000원 정도까지도 판돈을 건다.
심심풀이 게임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일종의 도박이다. 심지어는 요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불법 스포츠토토가 퍼지고 있다. 이 불법 스포츠토토는 1인당 10만 원까지 구매 가능한 공식 스포츠토토와는 달리 사설로 개설된 사이트로 제한 없이 훨씬 더 높은 금액을 배팅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중독성도 더 심각하다.
현재 스포츠토토를 하는 A 군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토토를 하고 있다. 토토를 하면 내가 건 돈의 몇 배 더 높은 금액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소위 '잘 나가는 부류'의 애들과 더 친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도대체 왜 청소년들이 아까운 돈을 잃어가며 도박성 게임을 계속 하느냐고 B군과 C군에게 질문하였다. B군은 '돈을 잃게 되더라도 주변 애들이 분위기를 띄우면서 또 하자고 해서 계속하는 것 같다'라고 답하였고 C 군은 "돈을 잃게 되더라도 잘해서 한판만 이기면 더 큰 돈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처음엔 재미일지 모르지만 자신도 모르게 무서운 도박중독의 세계에 빠질 수도 있다. 불법 스포츠토토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 쉬는 시간에 토토에 자신이 베팅한 이야기며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모습이 일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 하지만 돈을 걸고 판치기나 제로게임 등을 하다 보면 우리 자신이 모르는 사이 도박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들지 모를 일이다. 쉬는시간 우리의 교실이 도박장으로 변질되어서는 안된다. 판치기나 제로게임을 돈이 아닌 다른 것으로 친구들과 즐길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경남 청소년 신문 필통의 기사입니다.